해외전환사채의 발행조건이 여전히 까다롭다.

발행물량제한이 없어졌지만 전환사채 중도상환용 자금에 대해서는 만기를
제한하고 있어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고합은 지난 94년 8월 발행된 풋옵션(중도상환
청구권) 조건으로 발행된 3천만달러의 해외전환사채를 오는 10일 중도상환
하기 위해 전환사채 3천2백만달러를 발행하기로 했는데 만기를 2년으로
정했다.

고합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상용되는 5년 또는 7년만기의 전환사채를 발행
하려고 했으나 풋옵션(중도상환용) 전환사채의 상환용에 대해서는 기존
전환사채의 만기일 이내로 해야 한다는 해외전환사채 발행규정에 따라 만기를
할수 없이 2년으로 정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해외전환사채를 중도 상환하기 위해 4천만달러의
전환사채를 발행한 대우도 높은 사채 발행비용을 물면서 만기를 2년으로
정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4월 해외전환사채 발행물량 제한제도가 철폐
됐으나 중도 상환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발행하는 경우에는 만기를 기존
전환사채의 만기이내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자금조달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재경원 증권제도과는 이에 대해 "해외전환사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만기에
차환발행할수 없도록 하고 있어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면서 중도
상환용 해외전환사채의 만기제한을 없애는 방안을 검토겠다고 설명했다.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2~3년간 증권시장의 침체로 해외전환사채가 주식
으로 전환되지 않아 대우전자 성신양회공업 등 11개사가 97년중 중도상환
청구권을 받았거나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주병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