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상장기업의 자금사정이 빠듯해지면서 운영자금 조달이나 상여금
지급 등을 위한 자사주 처분은 크게 늘어난 반면 자사주 취득량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중 증감원에 자사주 처분계획을 신고한
상장기업은 삼성출판 대일화학 이건산업 신영증권 등 모두 16개사며 이들의
신고물량은 1백71만주, 1백11억원어치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12개사가 37만주, 88억원어치를 매각하겠다고
신고한 것과 비교해 주식수로는 3백62%, 금액으로는 25%가 증가한 것이다.

반면 올 상반기 자사주 취득신고는 54건 1천5백88만주(2천3백80억원)로
지난해 상반기의 97건 2천5백97만주(7천9백95억원)보다 금액으로는 70.2%,
주식수로는 38.9%나 줄어들었다.

자사주 처분 이유는 운영 또는 시설자금 조달이 11개사로 가장 많고 상여금
지급이 4개사, 재무구조 개선이 1개사였으며 자사주 취득목적은 주가안정이
51건, 경영권 안정이 5건 등이었다.

증감원 관계자는 경기불황으로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전반적으로 나빠지면서
자사주 취득은 줄어들고 처분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올들어 자사주 처분결과를 신고한 상장기업은 신원제이엠씨 등 22개사
로 3백43억4천만원어치를 처분했다.

이중 7개사는 처분가격이 취득원가보다 낮아 총 1백13억4천5백만원의 처분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자금조달을 위해 36억7천2백만원어치의 자사주를 매각한 동원증권이
취득원가 대비 1백10억2천8백만원의 손실을 입었으며 고려아연 역시 2억2천
5백만원의 손해를 보면서 자사주 34억1천6백만원어치를 팔아 운영자금을
마련했다.

< 최명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