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초 대기업의 연쇄부도사태로 크게 위축됐던 국내 기업의 해외증권
발행이 3.4분기엔 급격히 늘어난다.

올 3.4분기중 발행신청물량이 상반기 발행물량의 두배를 넘어섰고
분기별로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 해외전환사채(CB)난 주식예탁증서
(DR)등 해외증권 발행실적은 총 8개사 4억5백70만달러에 불과했으나 올
3.4분기 발행신청기업은 총 18개사로 금액으로는 12억7천1백30만달러에
달한다.

올 3.4분기중 발행 예정물량은 분기별로 사상 최고 수준이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개사 11억7천만달러보다 높은 수준이고 지난해 총 발행
물량인 27억1천만달러의 절반을 넘어선 수준이다.

재정경제원은 올 상반기와 지난 해중 발행하지 못한 이월물량까지
고려할 경우 3.4분기중 해외증권발행금액은 20억달러를 육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체별로는 삼성물산과 대우가 각각 1억5천만달러규모의 해외CB를
발행할 계획이고 주택은행도 3억달러규모의 DR를 3.4분기중 발행할
예정이다.

또 현대종합상사 데이콤 삼성전기 아남산업 해태전자 등도 CB나 DR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증권 발행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은 올해초 발행했던
대기업 연쇄부도사태가 진정됐고 엔화강세 금리안정 세계경제회복추세등이
겹치면서 해외투자자들의 국내 기업들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국내 증시가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어 주식의 성격도 갖고 있는
해외증권이 높은 수익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란 해외주자자들의 기대감도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이전에는 전환사태의
이자율이나 보장수익률 등에 관심이 높았지만 최근들어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타면서 주식으로 전환했을 경우 발행할 수 있는 차익에 대해
훨씬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국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