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농그룹이 미도파의 경영권을 방어하는데 성공했다.

14일 신동방에 우호적이었던 성원건설그룹은 보유중이던 미도파 주식
12.63%를 대농그룹에 넘기기로 결정했다고 증권거래소를 통해 공시했다.

이에 따라 대농그룹의 미도파 지분은 45.50%로 경영권을 방어하는데 필요한
지분을 확보했다.

주식 매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농그룹은 이날 메트로프로덕트사 주식
40만주(50.6%) 대농중공업 주식 50만주(46.7%)를 각각 대한제당과 서울직물에
각각 25억원과 45억원에 처분했다.

이에 대해 성원건설로부터 미도파 주식을 매입할수 있는 자금을 마련하고
미도파 주식의 의결권을 부활시키기 위한 이중포석이라고 대농그룹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대농그룹은 미도파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지난달 메트로프로덕트사와
대농중공업 명의로 미도파 주식을 취득했으나 상호주보유제한 규정에 따라
의결권이 제한됐다.

대한제당은 대주주가 대농그룹 박용학 명예회장과 사돈관계이고 서울직물은
대농의 주요 협력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원건설이 미도파 주식을 대농그룹에 넘기기로 결정한 것은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에 대해 전경련이 공동대응하기로 방침을 밝힌데다 외국인을 동원한
편법인수라는 비난이 일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성원건설이 애당초 단순투자목적이라고 밝힌 점을 들어 충분한
이익을 얻었기에 매각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성원건설과 함께 미도파를 인수하려했던 신동방은 미도파 지분 만큼
경영에 참여한다는 원칙아래 대농그룹과 구체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이
알려졌다.

< 정태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