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빅뱅은 투자자문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행해졌던 일임매매가 오는 4월부터 허용되기 때문이다.

투자자문사의 영업력과 운용능력에 따라 자문업계의 대대적인 재편도 예상
되고 있다.

일임매매를 할수 있는 회사는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우선 투자신탁회사와 투신운용회사의 자문팀이 있다.

현재 설립돼 있는 투신사와 투신운용회사는 줄잡아 23개다.

이들은 4월부터 업무인가를 받은후 이르면 하반기부터 업무를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한 부류는 투신운용으로 전환되지 않은 순수투자자문회사로 16개.

여기에 강남 일대에 모여 있는 사설자문업체도 대거 투자일임업에 끼어들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문회사로 모양을 갖춘뒤 일정기준이 충족되면 일임업을 할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일임업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투신업과는 달리 고객재산을
따로 따로 관리한다.

일종의 개인펀드인 셈이다.

운용 제한이 거의없어 운용수익률도 높일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따라서 일임매매에 뛰어들 회사들이 난립할 것이고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투자자문업계는 저마다 갖가지 전략을 짜고 경쟁대열에 참여할 계획을 갖고
있다.

투자신탁회사와 투신운용회사들은 좀 느긋한 태도다.

마케팅이나 규모면에서 자문회사나 사설업체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신의 신동곤 투자자문팀장은 "투신사로서는 투자신탁업과 투자일임업
이라는 운용의 양대수단을 확보해 고객의 요구에 따라 신탁재산을 운용 할수
있게 됐다.

게다가 마케팅이나 인지도면에서 일임매매를 원하는 기관투자가들을 끌어
안을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투자자문회사는 운용수익률로 승부를 건다는 계획이다.

대우투자자문 동일권 부장은 "줄잡아 40개 업체가 투자일임업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초창기에는 회사규모나 영업력이 경쟁의 관건이 될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일임매매의 결과인 운용수익률에 따라 업계의 재편이
불가피할 것이다"고 말했다.

투자자문회사들은 또 일본의 특금(Token)처럼 은행과 연계해 마케팅은
은행이 하고 운용은 자문사가 하는 금융상품을 만들수 있도록 재정경제원에
건의해 놓은 상태다.

가장 많은 업체가 난립할 것으로 보이는 사설자문업체들은 큰손들을 공략
한다는 작전이다.

강남의 한 사설업체대표인 H씨는 "그동안 운용실적면에서 투신사들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곤했다.

거액자금을 가진 고객들은 당연히 수익률에 따라 자금을 맡길 것이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 최명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