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이 증권업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힘찬 도약을 시작하고 있다.

대부분 업종에서 현대그룹 계열사들은 둘째가라면 서러워하는 것이 사실.

그러나 이같은 통념은 유독 증권업계에서만은 통하지 않았다.

현대증권은 95년까지 외형면에서 33개 증권사중 "겨우" 7위수준에 머물고
있었던 것.

이는 그룹 경영진이 과거에 금융업보다는 제조업에 더 많은 무게를 둔
결과다.

그러나 현대그룹은 지난해 증권업계에서도 1위자리를 양보할 수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는 그룹 실세중 한사람인 이익치 사장(52)이 96년 1월1일 현대증권 사령탑
을 맡으면서부터 감지됐던 일.

이사장은 취임사에서 "재계에서 차지하는 현대그룹의 위상에 걸맞게 증권
업계에서도 현대의 명예를 확보하겠다"고 공식 천명했다.

그는 증권업계의 무한경쟁시대 개막을 호기로 활용, 현대증권을 정상권
증권사로 키우겠다고 각오를 피력했다.

1년이 지난 지금 현대증권은 외형면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점포수가 42개에서 70개로 무려 28개나 늘어났다.

지속적으로 점포수를 늘려 2,000년에는 200개로 늘린다는 복안이다.

약정순위도 7위에서 5위로 단숨에 2단계나 껑충 뛰었고 시장점유율도 4.5%
에서 5.9%로 31%이상 늘어났다.

상반기중(96년 4~9월) 자기매매및 인수부문에서 대우증권등 대형증권사를
따돌리며 1위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외형성장과 함께 내실도 단단히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증시침체로 대부분 증권사들이 적자를 낸데도 불구, 상반기중 3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던 것.

상품주식 운용부문에선 11.4%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2위자리를 차지,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현대증권은 정축년 벽두부터 국민투신 인수건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정부가 국민투자신탁을 증권사로 전환한후 공개경쟁방식으로 제3자에게
양도할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민투신을 인수하기 위해 지분 50.95%를 확보했다가 정부가 제지
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던 현대증권이 단연 0순위로 거론되고 있는 것.

이와관련, 현대증권 기획실 관계자는 "정부의 국민투신 매각방침은 현재
원칙만 서있는 상태로 구체적인 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며 "인수문제는
구체안이 나온뒤 검토할 사항이고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으며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 조성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