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에서는 흔히 경영자를 대리인 (agent)이라 한다.

소유와 경영이 잘 분리된 제도하에서 경영자는 주주를 대신하여 회사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자라는 뜻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때 주주는 대리인인 경영자가 제대로 기업을 관리하는지 감시.통제하기
위하여 여러가지 방법을 강구하고 있고, 이때 소요되는 비용을 대리인
비용이라 한다.

연초부터 적대적 기업 인수가 기승을 부리고 있고, 그 한 징후로서
나타나는 것이 장부 열람권이다.

장부 열람권이 허용되는 것은 주주가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에
대해 중요 사항의 결정에만 참여할뿐, 업무 진행에는 관여하지 못하기
때문이며, 그로써 발생할수 있는 경영권의 전횡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이때 장부란 회계 장부를 말한다.

현행 상법상 주주의 회계 장부 열람권은 소수 주주에게 부여되고 있고,
소수 주주가 이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서면으로 하여야 하며,
그 사유를 밝혀야 한다.

따라서 장부 열람권은 그 청구가 부당 또는 정단한지 여부에 의해 수리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현재 적대적 기업 인수와 관련하여 빠지지 않고 발생하는 장부 열람권의
전횡에 대해서 명확한 규정은 없으나 회사의 부당한 지배권의 강화 또는
행사를 위해서라는 이유만으로는 회사가 그 장부의 열람.복사의 청구를
거부하기는 힘들다.

다만 지나친 장부 열람권의 남용을 막기 위해 청구의 정당성에 대해
상당한 제한을 실질적으로 두고 있다.

소유와 경영이 전혀 분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주주의 행포와 부정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 현실을 볼때 "경영자 대리인"이라는 접근
방식은 사치스럽게 들릴지 모른다.

때때로 장부 열람권이 그린메일러에 의해 악용되는 사례가 보이지만
대주주의 감시.통제라는 측면에서 장부 열람권의 적극적인 활용이 기대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7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