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금융의 중심지인 뉴욕내에는 약 800개 정도의 헤지펀드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중 미국 증권관리위원회가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헤지펀드는
약 50여개에 불과하다.

대다수 헤지펀드들은 규모가 작은데다 공개마저 꺼리고 있어 베일속에
가려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고수익을 쫓아 세계금융시장을 자유자재로 들락거리며
투기적인 거래를 일삼는 헤지펀드는 60여개 정도라고 전하고 있다.

이중 세계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할 정도의 능력을 가진 헤지펀드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 월가의 진단이다.

헤지펀드계의 "빅3"으로는 조지 소로스(퀀텀펀드), 마이클 스타인하르트
(스타인하르트펀드), 줄리안 로버트슨(타이거 펀드)등을 꼽을 수있다.

우리들 귀에도 익숙한 헤지펀드계의 대부들이다.

"미국 헤지펀드 리서치"는 최근 자산규모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헤지펀드 16개를 선정한 바 있다.

이중 "소로스 펀드 매지지먼트"가 운용을 맡고 있는 것이 퀀텀펀드,
퀀텀 이머징 그로스 펀드, 퀘이사 인터네셔널 펀드, 쿼타펀드등 무려 4개에
달하고 있다.

조지 소로스가 헤지펀드업계의 대부임을 실감케하는 대목이다.

줄리안 로버트슨의"타이거 매니지먼트"는 전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헤지펀드인 재규어펀드와 5번째로 큰 타이거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16대 헤지펀드의 자산규모는 많게는 43억달러(약3조3,450억원)에서
적게는 4억달러(약3,112억원)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헤지펀드는 지난 49년 최초로 등장한 이후 고속성장을 해왔다.

현재는 유력한 자산운용수단으로서 위치를 확보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월가에서는 93년을 헤지펀드의 해로 규정한 바 있다.

고소득 펀드매니저 랭킹 5위권을 헤지펀드매니저들이 휩쓸었기 때문이다.

10위권에도 무려 8명이나 포진했었다.

당시 조지 소로스는 한해동안 우리나라돈으로 9천억원정도를 벌어들였다.

이는 두전직대통령이 조성한 비자금규모와 맞먹는 금액.

헤지펀드들의 연평균수익률은 23.22%로 뮤추얼펀드의 평균수익률보다
10% 높았던 것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94년에는 대부분의 헤지펀드가 큰 손실을 입었다.

미국의 금리인상조치를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여기다 각국 중앙은행이 파생금융상품 투자에 대한 대출규제를 실시하는
바람에 전체펀드규모는 15%정도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95년에는 주요 헤지펀드들이 대부분 14%~47%의 양호한 실적을 기록,
왕년의 명성을 회복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가 운용하는 펀드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쿼타펀드가 146%라는 놀라운 수익률을 기록했고 퀘이사 인터네셔널 펀드
(47.51%) 퀀텀 펀드(40.69%) 퀀텀 이머징 그로스펀드(21.57%)등도 높은
초과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제 우리 한국증시도 이들 헤지펀드들의 투자무대가 되고 있다.

이들에게 고속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한국증시는 분명 매력적인 대상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헤지펀드에 대한 연구가 전무한 것은 물론 아직 헤지펀드에 대한
전문가조차 없는 것이 우리 증권업계의 현실이다.

실체파악과 대응책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국부의 유출가능성이 커질 것은
뻔한 이치다.

<조성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