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륙을 찾아 나섰던 포르투갈의 대탐험가 마젤란은 세계의 곳곳을
누볐다.

세계 최대 투자회사인 피델리티사는 마젤란의 이름의 빌어 펀드를
만들었다.

전세계 자산운용시장을 석권해 버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임은 설명이
필요없다.

마젤란 펀드는 증권투자에 관한한 무엇이든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은
미국뮤추얼펀드(Mutual Funds)의 대표주자다.

지난해 미국에서 하이테크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여 전세계증시에 "첨단주"
붐을 일으켰던 주역도 바로 마젤란펀드다.

그만큼 전세계의 증시를 뒤흔들수 있는 "큰손중의 큰손"인 것이다.

마젤란펀드의 자산규모는 무려 537억달러(95년말기준).

미국의 투자회사들이 운용하는 뮤추얼펀드중 주식형펀드로서는 가장 큰
규모다.

2위인 인베스트먼트 오브 아메리카펀드가 252억달러이고 대부분 대형펀드가
100억달러대인 것을 감안하면 자산규모면에서는 독보적인 것이다.

마젤란펀드의 자산을 우리나라 돈으로 치면 무려 42조원에 달한다.

마음만 먹는다면 싯가총액 150조원인 우리증시에서 유통물량의 대부분을
삼켜버릴수 있는 돈이다.

마젤란펀드가 설립된 것은 지난 63년이다.

30년이 넘는 기간동안 펀드간의 이합집산을 통해 오늘날 세계 최대의
주식형펀드로 자리잡았다.

지난 76년 에섹스펀드와 통합됐고 80년에는 3개의 펀드로 분리됐다가
이듬해에 살렘펀드와 합치면서 세계 최대규모로 몸집을 불렸다.

마젤란 펀드가 오늘에 이르기까지는 피터린치등 기라성같은 펀드매니저들이
있었고 이들은 모두 월스트리트의 영웅이 되어 있다.

마젤란펀드의 엄청난 자산은 우리나라 투자신탁회사의 수익증권처럼
많은 고객들이 투자한 돈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내로라는 자산가들도 이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한때는 중동의 오일달러가 마젤란펀드에 대거 유입되기도 했다.

연기금등 거액의 기관투자자들과 기업 개인투자가등 이펀드에 투자한
사람은 수백만명에 달하고 있다.

마젤란펀드는 이처럼 불특정다수로부터 일임받은 돈을 증권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다.

주식을 주된 투자대상으로 하는 주식형펀드로 배당보다는 시세차익을
노리는 성장형(Growth Fund)이기도 하다.

뮤추얼펀드는 공공성이 강해 미국의 증권관리위원회로 부터 엄격한 관리를
받고 관련 규정에 따라 일정기간별로 펀드의 수익률, 펀드매니저 신상명세
등이 투명하게 공시되고 있다.

따라서 펀드매니저가운데 누가 증시의 승자와 패자인지 그 명암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매매패턴이나 자금이동이 베일에 가려진 헷지펀드나 배당수익등을 목표로
최장기투자를 하는 연기금펀드(Pension Fund)와는 성격이 다르다.

지난 한해동안 마젤란펀드가 올린 운용수익률은 36.82%.

미국증시 시장평균 상승률인 34.6%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펀드의 영향력이나 명성만큼 운용실적이 뒤따르지는 못했다.

미국의 40대 주식형펀드가 낮게는 11%에서 높게는 41%의 운용수익률을
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겨우 체면은 유지한 셈이다.

그러나 마젤란펀드의 운용수익률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사정은 다르다.

S&P 500 (Standard&Poor''s 500)을 기준으로 하는 선물투자부문에서는
무려 37.58%의 수익률을 올렸고 미국증시에서 하이테크주의 열풍을 일으킨후
이를 팔아 엄청난 차익을 얻기도 했다.

세계증시에의 영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한해로 기록된다.

장기적인 운용수익률도 상당히 높다.

지난 91년 이후 5년동안의 수익률은 152.75%였다.

지난해 미국증시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사람을 꼽는다면 단연
마젤란펀드의 포트폴리오매니저인 제프리 비니크(37)다.

그는 첨단주에 대한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으로 미국증시에 하이테크주라는
테마형성을 주도했다.

첨단주와 S&P 500투자에서 성공해서 마젤란펀드의 자산규모를 500억달러
이상으로 키워낸 것도 제프리 비니크의 작품이다.

<최명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