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종금건이 성공적인 M&A로 기록된다면 경남에너지건은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힌다.

공개매수라는 성공률 높은 방법도 치밀한 사전작업이 없으면 실패하고
만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그래서 M&A업계에서는 동해종금과 경남에너지건을 비교연구하는게 필수적인
사례연구가 됐다.

원진과 가원은 부산지역의 연탄제조업체로 경남에너지의 1, 2대 주주였다.

원진이 14.5%로 가원(13.06%)보다 불과 1.5%가 많았다.

성장성높은 도시가스업체로 변신한 경남에너지의 경영권을 독점하기 위해
원진은 공개매수를 통해 "준적대적 M&A"를 시도한 것이다.

원진은 대우증권을 매수대리인으로 지정해 지난해 1월11일부터 2월2일까지
23일동안 공개매수를 했지만 결과는 1건(16주)신청에 불과했다.

공개매수신청 마지막날 경남에너지의 주가는 공개매수가격보다 1,900원이나
높은 5만1,400원에 달했다.

가원의 김정환회장이 친분이 두터운 대웅제약 윤영환회장에게 주식매수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대우제약은 약40억원의 자체자금을 마련해 공개매수기간동안 8만4천7백40주
(지분4.9%)를 사들였다.

여기에 한국투자금융 상업은행등 시세차익을 노린 기관투자가들까지 매수에
가담에 주가는 공개매수가격을 웃돌수 밖에 없었다.

결국 공개매수신청을 마감한 결과 신청건은 1건(16주)에 불과했다.

"경남에너지 공개매수건은 <>지분의 사전확보작업이 없었던데다 <>경남
에너지의 유통물량이 적었다는 점이 실패원인이다"(서울증권 김성하M&A팀장)

실제로 원진측은 "순진하게도" 사전에 별다른 주식매집과정이 없이 일반
매물만을 겨냥한 공개매수를 단행했다.

그래서 가원측의 "백기사(White Knight) 초대"라는 초보적인 방어수단도
극복하지 못했다는게 M&A부티크들의 분석이다.

"한번 성공한 방법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M&A 철칙이 있다.

과거의 성공사례에서 쓰인 방법이라도 어떠한 형태로는 변형을 해서 사용
해야 한다.

그런데도 원진측은 동해종금의 성공사례에 고무돼 그대로 공개매수를 한
것이다.

유통물량을 봐도 공개매수는 효과적인 수단이 못됐다.

지난 94년8월에 상장된 경남에너지는 구주의 거래가 상장이후 거의 없었다.

유통물량이라고는 공모한 신주가 전부여서 공개매수에 응할 물량이 많지
않았다.

"M&A도 상대방이 있는 게임의 일종이다.

상대방이 내놓을수 있는 모든 카드에 대해 충분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성공할수 있다" (프론티어M&A 성보경대표)

원진측은 가원측의 자금사정이 넉넉치 않다는 점만을 들어 역공개매수의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는게 프론티어M&A측의 지적이다.

사전에 충분한 시나리오와 도상연습을 하지 않았으니 실패를 낳았다는
얘기다.

원진은 결국 공개매수실패 6개월뒤인 지난해 8월 경남에너지의 경영권을
가원측에 넘겼다.

대신 양측이 대주주로 있으면서 경영권분쟁의 여지가 있던 경동보일러의
경영권을 맡는 것으로 경영권분쟁은 마무리됐다.

"경남에너지의 공개매수실패는 다시 언급하고 싶지 않다.

실패한 사례를 자꾸 들춰본들 무슨 소용이냐"고 원진의 한관계자는 말했다.

성공률높은 공개매수전략도 치밀한 준비없이는 "다시 언급하기 싫은
실패담"이 되고 마는 것이다.

<최명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