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의 증시 부양의지가 투자심리를 되살려 놓는 동안 불행히도 경기둔화
소식이 꼬리를 물고 나타났다.

불과 2~3개월전만해도 대세였던 올해 경기연착륙 기대는 이제 물건너갔다는
극단적인 단정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산업동향과 올 1월 무역수지 적자는 경기 비관론을 한순간에
논쟁의 탁자위로 올려놓고 말았다.

그러는 사이 주식시장은 회복돼 890포인트까지 되돌아왔다.

이 지수대는 경기연착륙의 기대가 살아있다면 당연히 진입해야할 지수대
이며 지난 3년간 장기 매수세의 지지기반이기도 하다.

지난해 같으면 고가 우량주 정도로 2.000만주 내외의 거래면 충분히 방어할
수있는 지수대였다.

결국 전체장세의 천장이 자꾸 낮아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지 않을수 없다.

다른 한편으로 긍정적인 변화도 있을수 있다.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와의 회동이 있었으니 기업들의 투자 마인드 회복
가능성도 점쳐볼 수있다.

알게 모르게 통화관리도 느슨해지고 있는 느낌이다.

중소기업청 발족을 계기로 밑바닥 경기에 정부의 손길이 미치는 인상도
비쳐지고 있다.

결국 정부도 현재의 경기하강 속도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했다고 보아야
하며, 이는 가급적이면 총체적이기 보다는 조용히 각론적으로 수습해
나가려는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이해된다.

여기에 또 전직대통령의 정치자금이 불쑥 터져 나왔다.

증시로는 그냥 넘기기 어려운 까다로운 사안이어서 그 추이가 새로운 긴장
요소로 등장할 전망이다.

< 아태경제연구소장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