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거래량격감으로 유동성이 위협받고 있다.

이는 지난 10월 비자금파문이후 계속되고 있는 현상으로 최근에는 5.18
특별법제정추진과 전전대통령구속에 따른 정치불안에 대한 우려가 겹치면서
개인이든 기관이든 주식시장참여자들이 깊은 관망세로 물러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은 주식유통시장기능을 사실상 잃은 것으로 평가되며
공개 등을 통해 자금조달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은 자금조달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주가가 반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거래량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주가전망도 당장은 극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4일의 경우 하루 거래량은 1천2백만주를 겨우 9만주 넘겨 주식시장은
사실상 거래고갈현상을 보였다.

이는 올들어 최저거래량을 기록했던 지난 5월22일의 1천1백84만주에 비해
25만주 많은 수준이다.

10월초만해도 하루평균 2천5백만주를 웃돌던 거래량이 10월19일 비자금
사건폭로이후 2천만주밑으로 뚝 떨어진 뒤 11월들어서는 1천5백만~1천8백만
주에 머물렀다.

지난 주만해도 주식시장이 비자금영향권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로
1천8백만주를 웃돌았으나 전씨가 구속된 주말을 지낸 4일 거래량은 바닥
까지 떨어졌다.

증권관계자들은 "거래량이 회복되지 않는 한 주식시장은 자생력을
잃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면서 "이에 따라 기업들은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
계획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할 것같다"고 말했다.

< 박주병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