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파문 5.18수사등 장외변수가 잇따르면서 기관투자가들의 장세전망과
연말투자전략에 관심이 모아지고있다.

침체에 빠진 주식시장을 회복세로 돌려놓기위해선 기관투자가들의
적극적인 시장참여가 어느때보다 중요하기때문이다.

기관투자가들은 검찰의 비자금및 5.18수사결과에 따라 주가가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않다고 보고있다.

종합주가지수가 비자금파문이후 7%이상 하락하는등 충분히 반영됐다는
것이다.

물론 뇌물공여로 구속되는 재벌총수가 예상보다 늘어날 경우 주가가 한단계
더 떨어질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지난 11월21일의 전저점(917.97)이 지지선 역할을 할 수
있다는게일반적인 견해이다.

따라서 기관들은 조심스럽게 매수강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신탁회사들은 장외재료로 주가가 급락할 경우 매수강도를 높이며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한다는 전략을 세우고있다.

지난 2일 전두환전대통령의 대국민성명발표에 따른 일반의 투매로 주가가
폭락했을때도 투신사들은 서둘러 매수주문을 냈었다.

투신사들은 11월중 727억원의 주식순매도를 기록했다.

옥규석대한투자신탁 상무는 주가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에 따라 주가가
떨어질때마다 매수규모를 늘려왔다며 당분간 이같은 운용전략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리하락세가 이어지고있고 세계경기호전에 따라 국내경기도 연착륙
가능성이 높은만큼 장외변수가 진정될 경우 주가가 힘차게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그러나 투자신탁의 경우 최근 주식시장침체로 주식형수익증권의 환매가
잇따라 당장 투자를 늘리는데 어려움이 있다.

비자금파문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주식을 매수해왔던 삼성생명등 일부
생보사등은 장세부침에 관계없이 연말까지 적극 주식을 사들일 계획이다.

아직 정국불안에 대한 우려가 없지않지만 증권사 투신사등의 매도가
자제되고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하려는 뭉칫돈 일부가 증시로 유입될
경우 내년 1,2월에 활황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금리하락으로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는보험사들의 매수여력은 월간
3,4천억원을 웃돌고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상품주식을 계속 처분해왔던 증권사들의 매도세도 11월들어
주춤해지고있다.

증권사들도 총선거를 앞둔 활황장을 염두에 두고 12월부터 주식을
사들여갈 가능성이 적지않다.

최정식동서증권이사는 증권사들도 주식이 회복세로 돌아선다는 확신만
서면 언제든지 주식매수를 확대할 수있다고 밝혔다.

특히 내년 3월말 결산을 앞두고 수익을 늘리기위해서라도 주식투자들
일시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이밖에 지난 10월이후 줄곧 매수우위를 보이고있는 은행들도 아직은
관망세를 보이고있지만 매수여력은 큰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또 최근들어 일부 연기금까지 주식매수를 검토하고있는 만큼 기관들의
매수기반은 어느때보다 탄탄하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 이익원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