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파문영향으로 주식시장의 분위기가 급격히 위축
되고 있다.

13일에는 전업종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종합주가지수가 21.1 0포인트나
폭락, 954.05를 기록했다.

정확하게 2개월전 수준으로 후퇴한 것이다.

비자금파문에 연루된 대기업들의 우량주는 물론 그동안 강세를 보이며
시장을 지탱하는 역할을 했던 중소형주들도 예외없이 하락했다.

비자금사건이 처음으로 폭로된 지난10월19일이후 21일동안 종합주가지수는
46.17포인트(4.6%)가 떨어졌다.

주식시장은 그동안 등락을 거듭하면서 비자금한파를 이겨내려고 몸부림
쳤지만 기업들에 대한 검찰조사가 장기화되고 증권계로의 비자금유입 여부
조사설도 유포되면서 주가하락폭이 급격히 확대됐다.

거래량도 크게 줄어들어 최근에는 하루 2천만주 안팎수준에 머물고 13일
에는 5백만주를 겨우 턱걸이했다.

이같은 거래고갈현상에 따라 주가는 소규모의 매도주문에도 곤두박질하는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또 고객예탁금은 기업들에 대한 검찰조사가 본격화된 지난주이후 1천
5백억원 이상 빠져 주식시장의 수요기반을 급속하게 약화시켰다.

외국인들도 비자금파문이 장기화될 것에 대비, 최근 1주일동안 1천억원
어치 이상의 순매도를 보이는 등 국내증시에서 한발짝 물러서려는 움직임을
뚜렷히 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같은 주식시장상황이 비자금파문의 해결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때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면서 노씨의 사법처리여부가 예상되는
이번주가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이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