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4년1월 일본증시의 닛케이다우지수가 1만포인트를 넘을때 대장성의
증권국 관리들은 희희낙락하며 손뼉을 쳤고 증권회사 사장들은 카폰등으로
인터뷰에 응하느라 분주했으며 증권회사 객장에서는 만세소리가 일어났었다.

우리도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을때 도하 신문들이 1면톱으로
제목을 달아 1,000포인트의 중요성과 의미를 부여하는데 인색하지 않았다.

주가의 1,000포인트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아직도 우리는 1,000포인트 수준에 혹시 낯설어 하지는 않는가.

우리는 대단히 양호한 경제상황을 가지고 있다.

1인당 1만달러의 국민소득시대를 맞이하고 있고 1,000억달러를 수출하는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1만달러와 1,000억달러-이런 상황을 표시하는 잣대로서 증권시장의 주가
만큼 유용한 경제지표는 따로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일본주가가 1만포인트를 넘길때 1인당 GNP가 1만달러였다는 것을
떠올린다면 우연한 일치는 아니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주가가 78년 국민소득 1만달러를 넘기면서 지속적으로 상승해
온것을 보면 우리의 1,000포인트는 객관적으로 타당성을 검증받을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1인당 GNP가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늘어났을때
주가는 대체로 2~3배 상승했던 것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지
않을수 없다.

한국경제는 세계경제의 변혁기를 맞아 경쟁력을 드높이고 있으며 경기의
연착륙에 성공할 것으로 보여 고원권의 경기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의 근본이 되는 경제에 신뢰가 간다는 얘기다.

영국에서 만났던 한 펀드매니저가 한국과 같은 역동적인 경제를 가진
나라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솔직한 의향을 비치는 것을 보더라도 바깥에서의
평가를 알수가 있다.

증권시장은 1,000포인트 시대에서 더이상 우리만의 "동네시장"이 아니다.

이미 국제화와 지속적인 개방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OECD가입을 앞두고 외국인투자한도는 더욱 확대될 것이며 개인소유지분한도
(10%)도 폐지될 것이다.

이들은 기업의 사업구조조정과 맞물려 M&A붐을 조성할 것이며 시장은
법인화 혹은 기관화현상이 가속화되면서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다.

시장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개인보다는 기관투자가, 작은 자금보다는 큰
자금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이미 국경이 없어진 국제자본시장에서는 수익을 쫓는 자금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어 해외로부터 각종 펀드투자가 유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헤지펀드"같은 전문적 투자자금이 들어오면 잔기술이나 작전따위보다는
정석투자가 더 좋은 투자방법으로 인정받을 것이다.

1,000포인트 시대에도 높은 값의 주식이 있고 낮은 값의 주식이 있다.

어떤 것에 투자할 것이냐는 투자자의 판단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업의
내재가치가 우수하거나 첨단산업주식, 예를들어 정보통신과 같은 성장주가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그리고 초우량 고가주가 더 많이 탄생할 것이다.

수익률 혁명이라고 불렸던 PER(주가수익비율) 중시투자가 투자의 지표로서
계속 활용될 것이고 공격적 투자가 일면서 단계적인 연쇄상승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투자자로서는 수익과 성장을 추구하면서 여러대상에 분산하는 "포트폴리오"
투자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채권시장도 개방될 것이므로 투자상품을 다양화시킬 필요가 있다.

이제 1,000포인트대는 주가행진의 끝이 아니라 또다른 시작의 출발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