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증시는 "종합주가지수 4자리수시대"가 다시 열린 활황분위기를 보였다.

증시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종합주가지수뿐만아니라 주가상승과 함께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져 거래량과 거래대금 그리고 상장주식싯가총액, 고객예탁금
등이 모두 증시사상 최고기록을 새로 경신했다.

연초 879.32로 출발한 금년 주식시장은 9월부터는 종합주가지수가 1,000대
로 올라섰으며 다소의 굴곡은 있었지만 활발한 거래속에 안정된 모습을
지속했다.

금년장이 마감된 28일현재 종합주가지수는 1,027.37포인트로 지난1년동안
16.8%(148.05포인트)의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11월8일에는 종합주가지수가
1,138.75을 기록하기도 했었다.

이같은 주가상승률은 지난1년동안 13.5%가 오른 일본증시나 미국의 2.8%
상승외에는 약세를 면치못한 경우가 대부분인 외국 주요증시에 비해 매우
양호한 수준이다 94년증시의 주식거래대금은 2백29조7천7백20억원으로
93년말에 비해 35.2%가 늘어났다.

상장주식 싯가총액도 연말현재 작년말보다 34.2%가 많은 1백51조2천1백
3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금년 증시가 이처럼 강세를 보인 것은 경기가 본격적인 확장국면의 호황을
구가한데다 자금사정의 호전및 외국인투자한도 확대에 대한 기대감등
호재성 재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외면적인 호황에도 불구하고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별다른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박탈감을 맛본 것도 금년증시의 또다른 특색
으로 꼽히고 있다.

이는 더욱 뚜렷해진 기관화현상과 주가차별화로 일반 개인투자자들의
입지가 좁아진데다 우선주는 폭락사태를 면치 못하고 개별종목장세가 심화
되면서 작전설과 함께 일부 특정종목이나 업종만 급등하는 현상이 초래됐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해 훨씬 심해진 주가차별화경향으로 금년중 주가상승률 최고를
기록한 대영포장의 경우 연초의 8천6백원에서 연말에는 6만6천5백원으로
무려 6백73.3%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동방개발은 부도발생이라는 악재로 연말주가가 8백50원으로 연초의
10%수준에도 못미칠 정도로 주가가 떨어졌다.

금년중 주가가 폭등한 종목의 경우 대부분 신제품 개발등의 테마와 함께
주가가 급등했고 또 약방의 감초처럼 일부특정세력의 작전설이 뒤따르는
경향을 보였다.

주가상승률1위를 기록한 대영포장은 썩는 플래스틱 개발설, 2위의
부광약품은 항암제 개발설, 연중 4백%에 가까운 주가상승률을 기록한
선일포도당도 항혈전제등의 신제품 개발설이 주가수직 상승의 원동력이
됐다.

반면 주가하락률 상위종목은 부도발생기업외에는 거의 대부분을 우선주가
차지했다.

우선주의 경우 의결권이 없다는 점이 새삼스레 악재로 부각되면서 주가가
속락, 보통주와의 주가격차가 연초의 10%선에서 연말에는 무려 45%수준까지
확대됐으며 두신음료등 일부종목의 경우 보통주와 우선주의 주가괴리률이
70%를 웃도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조태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