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구조조정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26일 계열사들의
주가는 명암이 뚜렷하게 교차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대상업체중 우량하다고 인식되는 곳은 주가가 떨어진 반면 열세계열사들은
강세를 보이는 "역주가 현상"이 연출됐다.

열세 계열사는 합병을 통해 내재가치를 높일 수 있지만 우량계열사로서는
합병이 곧 "내재가치의 희석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실적과 보유매장등을 감안할때 자산가치가 높은 삼성물산에 합병될
것으로 알려진 삼성건설 제일모직의 경우 물산은 하한가였으나 건설과
모직은 매도호가 없는 상한가였다.

또 합병이 예상되는 삼성중공업과 삼성항공도 마찬가지여서 영업과
PER차원에서 항공보다 우량한 중공업은 하한가,항공은 상한가였다.

삼성그룹 빌딩 다수와 용인자연농원을 보유한 중앙개발과 합병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호텔신라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역주가 현상은 단기에 그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재료가 노출될 경우 구조조정을 재료로 상승한 계열사의 경우 차익매물에
따른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변경된 사업이 고수익 부문일때는 미래가치에 대한 기대감
으로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합병과 관련,기업간의 자산가치 수익가치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진행될 것이어서 내재가치에 따른 주가재평가도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구조조정이 발표된다해도 대상기업간의 합병비율이 즉시
결정되기 힘들다는 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합병비율에 따라 유.불리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우량업체는 불리하고
열세업체는 유리하다는 단순판단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결국 구조조정이라는 단기재료에 근거한 투자보다는 합병후 사업전망등을
토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