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가파른 오르막길을 달려온뒤 한차례 "숨고르기"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의 관심도 조정의 폭과 기간에 쏠리는 모습이다.

일단 28일의 조정장세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은 많지 않은 편이다.
단기급등에 대한 경계심리로 보면 자연스런 현상으로 해석된다는 얘기다.

최소한 주변여건의 악화때문은 아니라는 진단이다.

종합주가지수는 1,000포인트를 돌파해 사상최고치를 치달으며 이달
들어서만 100포인트가량 치솟았다.

그것도 별다른 조정과정을 거치지 않고 상승국면을 치달았다는 점에서
시장에너지의 강도를 엿볼수 있다.

지수1,000포인트에 안착했다는 사실 자체가 투자심리를 호전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날 조정장세를 촉발시킨 직접적인 요인은 외국인한도확대 연기설과
기관성매물로 집약된다.

10월초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IBRD)
연차총회에선 한도확대와 관련한 정부정책의 뚜껑이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유포된 것이다.

시장의 주변여건을 살펴보면 그럼에도 외국인한도 확대시기가 임박
했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당장 한도확대일정이 예고되지 않더라도 "올하반기부터 내년상반기중
단계적 확대"라는 정부방침을 감안하면 연말로 갈수록 외국인한도확대는
재료로서의 가치가 더해질 전망이다.

또 이달말의 반기결산을 앞둔 투신 증권 보험권의 이익실현매물이
장세를 억누르는 요인이었지만 3일결제에 따라 이같은 매물도 이날로
일단락됐다.

실물경기확장은 물론 원화절상추이가 주식시장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원화절상에 따라 외국인자금이 조기유입될 것으로 기대되는데다 국내
금리 및 물가안정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다.

원화의 대달러환율이 700대로 내려선 지난16일 주가지수가 1,000선을
돌파했다는 사실도 주목된다.

주식시장내 대기매수세력의 크기를 반영하는 고객예탁금도 이달들어
3천억원이상 늘어나 3조원대를 회복하는등 수급사정도 개선되고
있다.

게다가 통화당국에서 추석이후 급격한 통화환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도 수급여건을 밝게 점치게 하는 요인이다.

이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는 10월장에 대한 기대감이
가세함에 따라 주식시장이 한차례 조정국면을 맞더라도 지수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조정폭이 작을수록 조정기간이 길어질 우려도 있지만 대형주들이
하방경직성을 보이고 은행주들도 국민은행상장과 함께 꾸준한 관심을
모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주도주에 대해선 전문가들사이에 견해가 엇갈리고 있지만 당분간
대형제조주와 은행주를 축으로한 중저가 실적호전주들이 장세를
이끌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손희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