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의 달러당 7백원대시대는 열리는가.

올해초 달러당 8백13원까지 치솟았던 원화가치가 7월이후 절상속도가
빨라지면서 지난 16일에는 7백99.70원을 기록한 뒤 8백원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89년 4월 6백66원을 최저점으로 하락세를 지속하던 원화가 거의
5년만에 상승세로 졸아선 것이다.

이에 따라 원고시대를 예단하는 전망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연말께 원화는 7백90원대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럴 경우 원화는 연초에 비해 거의 2%이상 절상되는 셈이다.

원화의 8백원대의 종언과 7백원대의 개막을 알리는 얘기다.

원화절상은 짧게는 2년,길게는 5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우경제연구소는 국제경쟁력의 변화와 그에 따른 경상수지변동이
8~10년주기의 중기경기순환과 일치한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원화절상은
4~5년간 지속돼 98년이후까지 원화절상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89년이후 5년간 절하된뒤 최근 절상으로 돌아섬에 따라 원화강세가
나머지 기간동안 유지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처럼 원화절상의 지속을 내다보는데는 최근의 원화강세가 우리나라의
수출경쟁력강화에 따른 수출증대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수출은 92년 6.6%,93년 7.3%의 증가를 보인 후 올해 상반기에는
13%가 넘는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수출호조는 89년이후 계속된 원화절하와 92년이후의 엔고로
수출가격경쟁력이 강화된데다 세계경제회복으로 해외수요가 늘고
있는데 이유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자본자유화가 미흡한 우리나라경우에는 원화가치를 경상수지가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 경험적으로 원화환율추이는 경상수지추이와 나란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의 경상수지흑자가 원화의 가치상승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더우기 하반기에 수출이 몰리는 우리나라특성을 감안하면 원화절상은
지속될 것이 예상되고 있다.

이와함께 국내금리의 강세와 외국인투자한도확대에 따라 외국자본의
유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것도 원화가치의 지속적인 상승을
점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의 전망에 따르면 10월경 외국인투자한도를 2~3%
늘릴 경우 4.4분기에만 약30억달러의 외국자본이 국내에 들어 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최근의 물가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물가안정효과를 기대,
원화절상을 묵인할 것이라는 예측도 원화절상전망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정부가 총통화(M2)증가율을 당초 억제선인 14%에서 고수하기 위해
긴축정책을 쓸 경우 시중자금사정을 악화시켜 또 다른 원화강세요인을
제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계속적인 원화절상이 무역수지악화로 이어질 경우 원화가치상승폭은
다소 억제될 수도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