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 한차례 폭풍우가 휘몰아쳤다.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탈퇴로 빚어진 북한핵 쇼크와 남북정상회담 소식이 잇달아 터져나와
주가가 큰 폭으로 춤을 췄다.

북한핵문제로 종합주가지수가 9백선 밑으로 추락했다가 회복국면에서
터져나온 남북정상회담 소식은 지수를 다시 950선 근처까지 단숨에
밀어올렸다. 열흘남짓 동안에 큰폭의 출렁거림을 겪은 셈이다. 폭풍우가
휩쓸고간이후 주식시장은 일단 소강국면에 접어든 느낌이다.

거래량이 하루 5천만주 가까울 정도로 대량거래가 이어지면서 주가는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있다.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실무접촉
제안을 수락했다는 소식도 잠깐 반등을 이끌어내는데 그쳐 남북정상회담
재료가 더이상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하는 모습이었다.

증시가 이처럼 약세를 보이는 것은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며 전고점에
다가서자 대기매물이 흘러나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여전히 살아있고 경기와 자금사정
이 계속 호재역할을 하고 있으나 일반이나 외국인은 물론 기관의 매수세가
적극적이지 않고 노사분규나 UR(우루과이라운드)비준등에 따른 불안감이
장세를 제약하는 역할을 해 "대기매물 소화과정"으로 접어들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종목별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블루칩들이 철저
하게 소외된 가운데 북방관련주인 건설 무역주와 은행주, 실적호전등의
재료를 보유한 개별종목등은 조정장세에서도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대량거래가 이어진 은행주들이 "주도주"등장 가능성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은행주는 주가가 싸고 다른 종목에 비해 덜올랐다는 점에다 실적호전
금융전업군육성등의 재료가 가세해 조정국면에서 "유일한 대안"이라고
평가되면서 한차례 상승흐름을 보일 것이란 기대가 형성되고있다.

그러나 아직 시장체력이 은행주를 끌고가기에는 못미친다며 개별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무척 강한 실정이다.

대부분의 증권전문가들은 북한핵쇼크에 이어 터져나온 남북정상회담
호재는 주식시장을 한차례 흥분시킨채 "잠재된 재료"로 전면에서 밀려
났다고 평가하면서 당분간 돌발변수가 없는한 지수 930-950선의 조정을
예상하고 있다.

<정건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