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선수 못지않은 열정으로 뭉친 출연진…성장하는 모습 '뭉클'
독한 자만이 살아남는 '골때녀'…"발톱 나가도 희열 느껴요"
바람이 유난히 매서웠던 지난달 31일 강화의 고인돌 스타디움. 반소매에 반바지 차림의 여자 9명이 우렁찬 인사와 함께 잔디밭에 들어섰다.

이날 열린 제3회 슈챌리그(슈퍼리그+챌린지리그) 경기 후 만난 SBS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의 출연진은 경기의 열기가 채 식지 않았는지 코트를 단단히 여민 기자들 앞에서 담요도 두르지 않은 채 각자 축구에 대한 열정을 토해냈다.

"뛰다가 발톱이 나가거나 공에 맞아 멍이 생기고 피가 나면 희열을 느끼기도 해요.

(웃음) 부상에 대한 걱정보다 공을 잘 다뤄야겠다는 욕심이 커요.

"(기상캐스터 김가영)
"걸그룹으로 정상을 찍고, 이제 축구 선수로 정상을 찍으려고 왔습니다.

30대의 시작을 축구로 시작해서 축구로 끝내겠습니다.

"(그룹 2NE1 출신 공민지)
독한 자만이 살아남는 '골때녀'…"발톱 나가도 희열 느껴요"
축구에 대한 열정은 여느 프로 축구 선수 못지않지만, 모델, 가수, 개그맨 등으로 살아온 이들에게 축구는 아직 한참 낯선 스포츠다.

이들 대부분은 초반에 공을 다루는 게 익숙하지 않아 패스가 매끄럽지 않았고 드리블도 금방 끊어졌다.

그런데도 시청자들이 '골때녀'의 경기에 열광하는 이유는 서툴렀던 그녀들이 독한 열정과 끈기를 바탕으로 결국 성장해 나아가기 때문.
대표적으로 '골때녀' 초반부터 함께 했던 모델 출신 송해나는 몸개그를 선보이는 '예능 담당'으로 시작했지만, 축구를 시작한 지 692일 만에 첫 골에 성공하고, 연달아 멀티 골을 터트렸다.

독한 자만이 살아남는 '골때녀'…"발톱 나가도 희열 느껴요"
그는 "처음에 연습할 때는 '내가 여기서 뭐 하는 거지?'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는데 팀원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정말 열심히 연습해왔다"고 했다.

이어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올라가는 '성장캐'(성장하는 캐릭터)를 보여드렸다.

앞으로도 올라갈 길만 남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독한 자만이 살아남는 '골때녀'…"발톱 나가도 희열 느껴요"
이번 시즌에 FC 불나방의 새로운 멤버로 합류하는 가수 이채연도 뜨거운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축구는 처음이라서 '보통 예능 하듯이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들어와서 보니 여자분들이 다 독하시다"며 "웬만큼 해서는 안 될 것 같아서 매일 공을 차겠다는 마음으로 연습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연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는 감독들도 '골때녀'를 단순 예능으로 생각하지는 않는 듯 보였다.

독한 자만이 살아남는 '골때녀'…"발톱 나가도 희열 느껴요"
FC 월드클래스 감독 이을용은 "'골때녀' 출연진은 기본기가 없다 보니 일일이 발을 잡아서 공의 어느 부위에 닿아야 하는지 짚어주고, 축구장에서 잡고 끌고 다니면서 전술 포지션을 잡아주는 식으로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시즌에서는 체력적인 우위를 다져서 전방 압박 축구를 선보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FC 탑걸의 감독 김병지는 "(예능을 하면서) 성적 때문에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며 "선수들이 엄청난 열정으로 운동하고 있어서 부담도 되고 책임이 크다"며 "남은 시간 동안 잘 이끌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