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훈 감독 "한국적인 '어벤져스' 만들고 싶었다"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한 SF 판타지…영화 '외계+인'
고려 말에 거대한 비행선이 나타나고 몸에서 촉수가 뿜어져 나오는 외계인들이 날아다닌다면 어떨까.

최동훈 감독의 신작 '외계+인' 1부는 1300년대부터 2022년, 지구와 우주까지 광범위한 시·공간을 오가며 펼쳐지는 SF 판타지다.

지구에 사는 가드(김우빈 분)는 프로그램 '썬더'와 함께 인간의 몸에 갇힌 외계행성의 죄수들을 관리한다.

외계인들은 오래전부터 죄수를 인간 뇌 속에 가둔 뒤 인간의 죽음과 함께 자연 소멸하도록 하는 형벌을 내렸다.

탈옥이 발생한 건 단 7차례. 모두 순조롭게 진압됐지만 마지막 탈옥이 발생한 날, 썬더는 인간의 아이를 데리고 시간의 벽을 넘는다.

공고했던 관리 체계에 균열이 생긴 것이다.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한 SF 판타지…영화 '외계+인'
10년 8개월 뒤, 가드는 평소와 같이 지구로 호송된 죄수들을 인간들에게 주입한다.

이번에 지구에 온 죄수는 총 138명. 그중에는 외계행성에서 반란을 주도한 '설계사', 죄수번호 197A도 포함됐다.

설계사와 그를 빼내려는 추종자들로 인해 지구는 혼란에 빠지고, 고려 말과 2022년 현재 사이에 놓인 시간의 문이 열린다.

1391년 고려 말에는 무륵(류준열 분)과 같은 도사들이 높은 현상금이 걸린 신검을 차지하기 위해 다툰다.

신비한 물건을 파는 신선 흑설(염정아)과 청운(조우진), 밀본의 리더 자장(김의성),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안(김태리)도 마찬가지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매끄럽게 오간다.

이야기 구조뿐 아니라 검술, 장풍, 초능력, 총기 액션을 오가는 무술도 전통과 현대를 오가며 화려함을 자랑한다.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한 SF 판타지…영화 '외계+인'
여기에 광활한 우주, 최첨단 로봇, 괴기한 모습을 한 외계인, 비행선과 형광 레이저까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볼 법한 CG가 더해져 눈을 즐겁게 만든다.

감독의 전작 '전우치'(2009)와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전우치'가 봉인됐던 요괴들이 탈출해 조선시대가 혼란에 빠진 모습을 그린 데 비해 '외계+인'은 외계행성의 죄수들이 탈옥하며 지구와 인간이 위기에 놓인다.

도술을 쓰는 도사들이 등장하고 전통 무술이 돋보인다는 점도 닮아있다.

적절하게 삽입된 유머 코드가 극의 재미를 더하는데 여기에는 류준열, 김태리, 김우빈, 염정아, 조우진 등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한몫한다.

화려한 볼거리에 비해 스토리의 신선함은 부족하게 느껴진다.

과학·기술의 발전 속에서 인간성을 업신여긴 자들에게 위기가 도래하고, 인간을 해치려는 자들과 그를 막으려는 자들은 서로 싸우며, 일부 기계와 인간은 교감을 통해 인류를 위한 선택을 하게 된다는 모든 이야기 구조는 다소 진부하게 다가온다.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한 SF 판타지…영화 '외계+인'
최 감독은 시사회에 이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적인 방식으로 '어벤져스'만큼 재밌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우치' 이후) 13년이란 세월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지만 다시 한번 장르적 이종교합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20일 개봉. 142분. 12세 이상 관람가.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한 SF 판타지…영화 '외계+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