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에 40대→30대 관객층 넓히며 '토르4' 턱밑 추격
중급·독립영화, 대작 스크린 장악에 고전…이번주 13편 개봉
'탑건:매버릭' 역주행 하나…특별관 상영 일주일만에 재개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 매버릭'(이하 '탑건 2')이 입소문과 마니아층의 열성적 지지를 등에 업고 흥행 역주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탑건 2'는 이날 오후 3시 30분 현재 예매율 31.5%로, '토르: 러브 앤 썬더'(23.5%·이하 '토르 4')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13일로 개봉 4주 차에 접어드는 '탑건 2'는 지난 6일 '토르 4' 개봉과 함께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넘겨줬다.

그러나 '토르 4'와 관객수 격차를 점차 좁힌 끝에 일단 예매율에서는 추월에 성공했다.

'탑건 2'는 개봉 전부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로는 이례적으로 평단으로부터 만장일치에 가까운 호평을 받았다.

개봉 이후에는 전작 '탑건'(1986)을 기억하는 40∼50대에서 20∼30대로 관객층을 넓히면서 장기흥행 조건을 갖췄다.

'탑건:매버릭' 역주행 하나…특별관 상영 일주일만에 재개
CGV 집계에 따르면 개봉 당일 오전까지 예매 관객 가운데 40대가 32.3%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개봉 이후 젊은 관객 사이에 입소문을 타면서 이날 기준 30대(30.4%)를 중심으로 관객 연령층이 이동했다.

특히 4DX와 스크린X 등 항공액션을 실감나게 즐길 수 있는 특별관 포맷으로 N차 관람을 하는 마니아층이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CGV가 예매 관객을 분석한 결과 개봉 이후 1주일 동안 2회 관람한 관객이 3.3%, 3회 이상 본 관객은 0.8%였다.

1주일 이내에 N차 관람한 충성 관객 비율이 4.1%로, '쥬라기월드: 도미니언'(2.2%),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3.1%) 등 다른 할리우드 영화들보다 높았다.

멀티플렉스가 '토르 4'에 내줬던 특별관을 '탑건 2'에도 다시 배정하면서 흥행에 더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CGV는 오는 13일부터 아이맥스(IMAX)를 제외하고 특별관별로 하루 2∼5회차 '탑건 2'를 틀기로 했다.

'탑건 2'는 지난달 22일 개봉 이후 전날까지 누적 관객수 475만4천여 명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아이맥스와 4DX·스크린X·돌비시네마 등 특별관에서 관람한 관객은 71만5천여 명으로, 전체의 15.0%였다.

누적 관객수 186만7천여 명을 기록 중인 '토르 4'의 특별관 관람 비율은 12.4% 정도다.

'탑건:매버릭' 역주행 하나…특별관 상영 일주일만에 재개
다만 국내외 블록버스터가 극장가를 번갈아 장악하면서 독립영화는 물론 중급 규모 영화들도 관객을 만날 기회를 점차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 기준 '토르 4'와 '탑건 2'의 상영점유율은 76.9%에 달한다.

실제로 오는 20일 '외계+인' 1부를 시작으로 매주 개봉하는 제작비 수백억원대 한국영화 대작들을 피해 13∼14일 무려 13편의 영화가 개봉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스크린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1∼2주 만에 상영을 접을 가능성이 크다.

13일 개봉하는 한 영화 제작사 관계자는 "관객들이 점점 팝콘 먹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만 찾으면서 영화들 사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이번 주 개봉하는 영화들을 관객이 좀더 만나볼 수 있도록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