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평론가들 "'프루프, 빌보드 메인 싱글·앨범 1위도 가능"
한 챕터 마무리한 BTS…"정상 향한 여정에서 이젠 방향성 문제"
'그날을 향해 / 더 우리답게 / 우리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You and I best moment is yet to come)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새 앨범 '프루프'(Proof)가 베일을 벗은 가운데 이번 앨범이 '월드 스타'로 자리매김한 일곱 멤버의 여정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대중음악계에서는 데뷔 후 9년간의 활동을 총망라한 이번 앨범이 방탄소년단이 과거, 현재, 미래를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김영대 음악평론가는 11일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앤솔러지(Anthology·선집) 음반인 '프루프'는 아티스트 입장에서 어느 정도 커리어가 완성된 뒤에야 가능한 앨범"이라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옛 투 컴'(Yet To Come), '달려라 방탄' 등 신곡에다가 새로 편곡한 곡, 미발매 곡까지 BTS의 음악 세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지금까지가 '정상'을 향한 여정이었다면 이제는 어떻게 나아가야 하냐는 고민이 있을 텐데 그런 점에서 한 번쯤 정리하고 가는 '좋은 기획'"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옛 투 컴'에 대해 "국내 팬은 물론, 방탄소년단을 잘 알지 못하는 대중에게도 닿을 수 있는 곡"이라며 "팬들이 좋아하는 '봄날'에 이어 국내에서 반응이 좋은 노래가 될 수도 있다"고 봤다.

한 챕터 마무리한 BTS…"정상 향한 여정에서 이젠 방향성 문제"
평론가들은 멤버 RM이 '챕터(Chapter) 1을 마무리하는 특별한 앨범'이라고 소개한 점을 눈여겨봤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은 데뷔 후 지금까지 '압축 고도성장'이라고 불릴 만큼 드라마틱한 과정을 거쳤는데, 정상에서 숨 고르기를 한 뒤 새로운 챕터로 넘어가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영대 평론가는 데뷔 후 그간의 활동을 '증명'이라고 정의하며 "방탄소년단이라는 그룹은 작은 기획사에서 시작해 세계 최고의 그룹이 됐고, 한국이라는 국가가 K팝 왕국을 만드는 데 기폭제 역할을 했다"고 했다.

그는 "이제 무언가는 '증명'하려는 노력보다는 '아티스트'로서의 길을 보여주려 할 것"이라고 봤다.

가요계에서는 전 세계적 팬덤을 가진 방탄소년단이 새 앨범으로 어떤 성적을 낼지 주목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2020년 베스트 앨범 'BE'와 타이틀곡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빌보드 200)와 싱글 차트(핫 100)에서 1위를 거머쥔 바 있다.

당시 방탄소년단은 아티스트의 인기와 인지도를 보여주는 '아티스트 100' 차트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이들 3개 차트를 동시에 석권한 유일한 그룹에 이름을 올렸었다.

한 챕터 마무리한 BTS…"정상 향한 여정에서 이젠 방향성 문제"
최근 '다이너마이트'(Dynamite), '버터'(Butter),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등이 잇달아 히트하며 성적을 낸 점을 고려하면 빌보드 '정상' 역시 어렵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많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방탄소년단의 강력한 팬덤을 고려하면 빌보드 메인 싱글과 앨범 차트에서 동시에 1위에 오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최근 흐름을 보면 신규 팬덤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다만, '핫 100' 차트에서 장기 집권하기는 쉽지 않으리란 전망도 있다.

영어 곡이었던 '다이너마이트', '버터'와 달리 '옛 투 컴'은 한글과 영어 가사가 비슷한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 활동을 돌아보는 멤버들의 심정이 담긴 노래 분위기도 다소 '말랑말랑'하거나 '부드러운' 느낌이다.

정민재 평론가는 "발매 직후 '핫 100' 차트 정상에 오르는 이른바 '핫샷'은 가능하리라 보지만 해외보다는 국내 팬들에게 더 집중한 만큼 차트에서 '롱런'(long-run) 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방탄소년단은 데뷔 9주년을 맞는 13일 팬들 앞에서 신곡 무대를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은 이후 엠넷 '엠카운트다운', KBS 2TV '뮤직뱅크', SBS '인기가요' 등 음악 프로그램에도 2년여 만에 출연하지만, 최근 가요계 추세를 보면 활동 기간이 길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 챕터 마무리한 BTS…"정상 향한 여정에서 이젠 방향성 문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