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티빙 '내과 박원장', 초보 개원 의사의 유쾌하고 참신한 '메디컬 시트콤'
유쾌하고 참신한 메디컬 시트콤이 탄생했다. 초보 개원의 이야기를 통해 의사의 현실적인 삶과 고민을 가볍지만 진솔하게 그려낸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의 ‘내과 박원장’이다.

지난 14일 처음으로 공개된 ‘내과 박원장’은 원작인 동명 웹툰을 바탕으로 만든 12부작이다. 매주 금요일 2회분씩 공개한다. 배우 이서진, 라미란을 주연으로 내세웠다. 이서진이 맡은 박 원장은 진정한 의사를 꿈꾸며 개원했으나, 파리 날리는 진료실에서 의술과 상술 사이를 고민한다. 라미란은 ‘내조의 여왕’ 면모를 자랑하는 박 원장 부인 사모림 역을 맡았다.

작품은 의사와 병원을 소재로 하면서도 다른 메디컬 드라마와 차별화했다. 사명감이 투철하고 멋있기만 한 의사가 아니라 동네 환자들을 유치해야만 하는 개원의의 생존기를 코믹하게 담아냈다. 박 원장은 병원을 열며 이렇게 말한다. “드디어 오픈했습니다. 심지어 마포대교가 보이는 곳으로요. 어찌나 힘들던지 탈모, 고지혈증, 통풍까지 왔었죠. 돈이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가족을 생각하면 돈도 많이 벌고 싶고….”

하지만 환자는 거의 오지 않고, 어쩌다 한 번 오는 환자는 그에게 황당한 요구를 한다. 이대로 무너질 수 없는 박 원장은 주변의 선배 개원의를 찾아가 조언을 듣는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한다. 이 과정에서 박 원장의 과거가 그려지면서 의사로서의 사명감과 고민이 함께 담긴다.

인터뷰 형식을 접목해 박 원장을 비롯한 각 캐릭터의 내면을 보다 자연스럽고 코믹하게 그려낸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서진의 연기 변신도 호평받고 있다. 코믹 연기뿐 아니라 민머리와 가발을 쓴 모습이 파격적이다. 방영 전 그의 민머리 포스터가 공개돼 네티즌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극중 이서진이 탈모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박 원장뿐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의 개성도 강하다. 사모림은 병원 사정을 잘 모른 채 병원장 부인이 된 기쁨에 사로잡혀 있는가 하면, 남편을 지극히 생각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간호사 차미영(차정화 분)은 병원에 환자가 없는 상황을 즐기며 편히 일하고 싶어 한다. 또한 아들 차지훈(서범준 분)을 병원에 위장취업시키는 등 다양한 사건을 만들고 감초 역할을 한다. 지민지(김광규 분), 선우수지(신은정 분), 최형석(정형석 분) 등 주변 개원의들도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