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새벽 발표되는 후보 포함 유력…"4대 본상 가능성" 전망도
'AMA 대상' 탄력받은 BTS…"이제 그래미만 남았다"
'마지막 한 계단만 남았다. 이제는 그래미다.'

그룹 방탄소년단이 22일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erican Music Awards)에서 대상 수상자로 등극하면서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가운데 이들이 유일하게 손에 쥐지 못한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 수상에도 '청신호'가 켜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 '버터', 명실상부 올해 美 최고 히트곡…'제너럴 필즈' 정조준

방탄소년단은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AMA 시상식에서 대상 격인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Artist Of The Year) 등 3관왕에 올랐다.

방탄소년단은 이로써 2018년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Favorite Social Artist)로 연을 맺은 이래 4년 연속 이 시상식에서 수상하는 기록을 썼다.

한국인 가수 가운데 물론 유일한 기록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오는 24일 새벽으로 예정된 그래미 어워즈 후보 발표에 자연스레 가요계의 이목이 쏠린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어워즈도 수상한다면 그야말로 모든 것을 섭렵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는 의미"라며 "미국 팝 시장에서의 방탄소년단의 위상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의 최고 '무기'는 올해 미국 최고 히트곡 중 하나로 꼽히는 '버터'다.

이 노래는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무려 10주나 정상을 차지해 올해 최장기간 1위곡이라는 기록도 썼다.

이 때문에 지난해 후보에 이름을 올린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외에 4대 본상을 가리키는 '제너럴 필즈'(General Fields)도 노려볼 만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와 '송 오브 더 이어' 정도 2개 부문 후보를 예상한다"며 "'버터'가 10주 동안 빌보드 핫 100 1위를 차지했는데, 그 정도면 '송 오브 더 이어'에 들어갈 자격이 된다"고 지목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은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들어갈 것이고, 목표치를 높게 잡는다면 '송 오브 더 이어'와 '레코드 오브 더 이어'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수상 가능성은 간단히 말하면 반반"이라면서도 "중요한 것은 그래미 수상 자체보다 방탄소년단이 이렇게 거론될 정도로 하나의 '현상'이 됐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노래의 상업적 흥행 외에 '플러스 알파'를 요구하는 그래미 어워즈의 성향을 볼 때 올해 방탄소년단의 대외 활동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리라는 분석도 있다.

방탄소년단은 올해 9월에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지속가능발전목표(SDG) 모멘트' 행사에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이자 세계 청년들 대표 자격으로 초청돼 연설함으로써 글로벌 차원에서 '선한 영향력'을 과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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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보수적 레코딩 아카데미에 '고배'…전화위복 되나

방탄소년단에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작곡가 세바스티앙 가르시아가 네덜란드 출신 뮤지션인 루카 드보네어에게 판매한 멜로디를 '버터'에 이중으로 사용했다는 구설에 오른 바 있기 때문이다.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이에 대해 "권리 측면에 있어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음악성과 작품성을 중요시하는 그래미 여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세계 최고의 밴드로 꼽히는 콜드플레이와 협업한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로 빌보드 핫 100 정상을 따내면서 음악적 완성도라는 '마지막 퍼즐'을 끼워 맞추는 데 성공했다는 시각도 있다.

다른 음악 시상식과 비교해 유독 보수적인 그래미의 성향도 변수다.

그래미를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는 유독 비(非) 백인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가 박하다는 문제 제기가 끊이질 않았다.

실제로 작년 한 해 미국 대중음악계를 휩쓴 더 위켄드는 지난 시상식에서 수상은커녕 단 1개의 부문 후보에도 오르지 못해 뒷말이 무성했다.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 대부분이 미국 주류 음악계의 전통적 집단으로 구성된 탓에 '새로운 선택'에 인색하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진 바다.

실제 회원 가운데 아시아 지역 비중은 10%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탄소년단 역시 지난 시상식에서 팝 장르 시상 부문 중 하나인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으나, 세계적 스타인 레이디 가가·아리아나 그란데에게 수상의 영광을 내준 바 있다.

그러나 그래미 어워즈 측이 이 같은 비판에 직면하자 소수 비밀 위원회가 아니라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 전체 투표를 통해 후보를 선정하기로 한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지난 시상식의 수상 실패가 전화위복이 돼 한국을 넘어 아시아 아티스트로서 '일'을 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레코딩 아카데미가 워낙 보수적이다 보니 1년 정도 방탄소년단을 '묵혔다가' 상을 주지 않겠나 싶었다.

그 1년 뒤가 바로 이번 시상식"이라며 "방탄소년단의 소속사는 사실 올해 그래미를 겨냥해 모든 활동을 진행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탄소년단 본인들도 같은 꿈을 꿀 것이고, 모든 노력이 집결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64회 그래미 시상식은 내년 1월 31일, 한국 시각으로는 2월 1일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