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위기 몰린 애관극장 다큐 '보는 것을 사랑한다'
꿈과 청춘이 깃든 국내 첫 극장…'애관극장'을 아시나요

우리나라에 처음 세워진 극장은 어디일까.

"원각사" 혹은 "모른다"는 대답이 대부분일 듯하다.

정답은 애관 극장. 인천시 중구에 있다.

1895년 협률사라는 이름으로 지어졌다가 나중에 '보는 것을 사랑한다'는 뜻을 담아 애관으로 개명했고 지금까지 총 126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영화 '보는 것을 사랑한다'는 한때 인천 일대를 주름잡았던 애관극장의 변천사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경동 시네마 거리라 불리며 영화 거리를 형성했다가 점차 쇠락의 길에 들어선 이 지역 다른 극장들의 역사도 담겼다.

윤기형 감독은 애관극장으로부터 촬영 허가를 받는 데만 6개월이 걸렸다.

마침내 허락이 떨어지자 윤 감독은 애관극장과 얽힌 수많은 사람을 인터뷰하고 관련 자료를 뒤져 영화를 완성했다.

봉준호, 최불암, 전무송, 임순례 등 명사들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및 연구단체 관계자, 영사기사, 소설가, 가수, 일반 시민들까지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그 시절 애관극장과 영화에 대한 추억을 소환한다.

애관극장은 영화인의 꿈이 피어난 곳이자 생계를 위한 터전, 꿈의 무대, 힘겨운 일상으로부터의 도피처였다.

꿈과 청춘이 깃든 국내 첫 극장…'애관극장'을 아시나요

하지만 지금의 애관극장은 과거 영광은 간데없고 을씨년스럽기 그지없다.

1관에 적게는 2∼3명의 관객이 찾고 어떨 때는 이마저도 없어 상영이 취소되기도 한다.

직원들은 "월급받기가 미안하다"고까지 한다.

봉준호 감독은 인터뷰에서 2017년 영화 '옥자'를 애관극장에서 상영했을 때를 떠올리며 "오랜만에 프랜차이즈가 아닌 지역 맛집을 방문한 기분이었다"고 말한다.

여느 산업이 그렇듯 극장 산업도 프랜차이즈에 잡아먹히고 있다.

인천에는 애관극장과 미림극장 단 두 개의 개인극장만 힘겹게 명맥을 이어오는 중이다.

미림은 한번 폐업을 했다가 뒤늦게 지원을 받아 새롭게 문을 열었으나, 지원이 끊긴 뒤 또 다시 존폐 위기에 서 있다.

인터뷰에 참여한 사람들은 개인에게 부담을 떠넘길 게 아니라 지자체나 정부가 나서 애관극장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애관은 단순히 낡아빠진 구시대의 산물이 아니라 시민들의 청춘과 한 시대가 깃든 곳이기 때문이다.

탁경란 대표도 건설사 등 이윤추구만을 생각하는 기업이 아닌 애관의 역사를 사랑하고 보존할 사람에게 극장을 넘기고 싶다고 한다.

8 : 127. 인천에 있는 개인 극장의 상영관과 프랜차이즈 극장의 상영관 수다.

거대 자본에 포위당한 애관극장이 이 쓸쓸한 싸움을 접고 문을 닫도록 지켜만 봐야 할까 아니면 모두 함께 극장을 지켜야 할까.

오는 28일 개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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