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비상' 방송가, 정부 검사 권고에 "큰 변화는 없을 듯"
이미 대부분의 촬영 현장에서 출연진과 제작진이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는다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물론 최근 예능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방송가에 비상이 걸린 상황은 맞지만, 방송가는 잔여 백신 예약을 통한 접종과 선제적 검사에 자체적으로 주력해왔다.
한 예능 프로그램 홍보사 관계자는 20일 통화에서 "주 1회 보건소에 가서 검사를 받고, 검사 결과를 인정해주는 것도 사흘 내 결과만 해당한다.
검사 결과지를 내지 않으면 촬영장에 못 들어갈 정도로 이미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지상파 관계자도 "정부에서 권고하면 강제성이 없더라도 강제성 뉘앙스가 있기에 현장에서 조금 더 긴장하고 이전보다 열심히 방역하기는 하겠지만 기존과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방송가에서는 주기적 검사 외에 백신 우선 접종이나 마스크 착용 후 촬영 등 이야기가 흘러나오기도 한다.
다만 두 가지 방법은 현실성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장민호와 영탁 등 예능 출연자 중 확진자가 줄줄이 나온 TV조선은 전날 방송통신위원회에 방송 출연자들에게 백신 우선 접종권을 달라는 요청을 해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가뜩이나 백신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재난방송 등 공공 목적도 아닌 방송 출연자들에게 백신 접종 우선권을 주는 게 맞냐는 지적이 주를 이루는 분위기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도 "직업 특성상 위험군이어서 선제적으로 맞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수는 있지만 대중이 납득할 수 있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런 것 없이 일방적으로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대중 입장에서 당연히 기분 나쁠 수 있다.
또 방송사가 돈을 벌기 위해 하는 콘텐츠라면 더욱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출연진이 마스크를 쓰고 촬영에 임하는 것 역시 방송 특성상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드라마든 예능이든 스타의 얼굴과 표정이 제대로 전달돼야 하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앞서 방송인 겸 작가 곽정은이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너희들은 무슨 특권으로 마스크를 안 쓰고 모여서 떠들어'라는 말에 대해 이 말을 하고 싶다"며 "이 팬데믹 시대에 마스크를 쓰는 것은 의무이면서 동시에 권리라고 생각한다.
조마조마하지 않은 맘으로 녹화하는 방송인은 없을 것"이라고 밝혀 공감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한 지상파 관계자는 "표정이 정확하게 전달돼야 하는 매체 특성상 마스크 착용 후 촬영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프로그램 홍보사 관계자도 "물론 마스크 착용이 보편화되기는 했지만 현실성은 없다.
스튜디오 내 가림막 높이를 높이거나 개수를 늘리는 등으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고 공감했다.
한편,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최근 촬영장에서도 하루에 수 건씩 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어 촬영이 중단되거나 일정이 변경되는 경우도 자연스럽게 늘고 있다.
결국 거리두기 완화 때까지 일정 수준 방송에 차질을 빚는 사례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들은 오는 23일 2020 도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올림픽 중계를 내세워 재정비 차원에서 주요 프로그램들의 결방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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