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가디슈'·'방법'도 일정대로 개봉 전망…'블랙위도우' 성과가 판단 기준 될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진정세로 돌아설 것이란 기대 속에 여름 흥행작 상영을 준비하던 영화관들이 4차 대유행의 직격탄을 맞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일단 주요 극장들은 예정대로 신작 개봉을 이어가며 관객 수와 환자 발생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랑종'·'정글크루즈' 개봉은 하지만…극장가, 관객 추이 주시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원안과 제작을 맡아 올여름 공포영화 기대작으로 꼽히는 '랑종'은 개봉 이틀 전인 오는 12일부터 2주간 수도권에 적용되는 거리두기 4단계로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지만, 개봉 일정을 그대로 지키기로 했다.

거리두기 4단계에서는 극장 영업시간이 10시까지로 제한되고, 사적 모임도 오후 6시부터는 2명까지만 가능해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의 수가 현실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거리두기 격상이 개봉을 닷새 앞두고 발표되면서 개봉을 연기하는 건 무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랑종'은 한 달여 전부터 언론·배급 시사회를 비롯해 예고편 공개 등의 영화 홍보를 상당 부분 진행하며 예비 관객들의 관심을 끄는 데 집중해 왔다.

이달 말 개봉이 예정된 '정글 크루즈', '모가디슈', '방법: 재차의' 등 여름 영화시장을 이끌 '텐트폴 영화'들도 현재까지는 개봉 일정을 조정하지 않았다 텐트폴 영화는 유명 감독과 배우, 거대한 자본을 투입해 제작해 흥행이 확실하다고 예상되는 작품을 말한다.

디즈니의 액션 어드벤처 '정글 크루즈'는 28일 개봉한다.

전 세계 동시 개봉인데다 이날 디즈니 플러스에서 영화가 공개될 예정이어서 한국만 별도로 개봉일을 조정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랑종'·'정글크루즈' 개봉은 하지만…극장가, 관객 추이 주시
같은 날 개봉이 예정된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 연상호 감독이 각본을 쓴 tvN 드라마의 스핀오프 영화인 '방법: 재차의'도 현재까지 개봉 연기나 취소를 결정하지 않았다.

두 영화 모두 일정대로 개봉하는 것을 전제로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가 개봉일 전인 오는 25일 종료될 예정이지만, 연장 가능성도 있어 개봉 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다만 '모가디슈'는 여름철 대작 개봉을 끌어내기 위해 한국상영관협회가 배급사와 총제작비 50% 회수 보장을 조건으로 개봉 시기를 결정한 것이어서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악화하더라도 개봉일을 무한정 연장할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보인다.

배급사 입장에서는 어렵사리 잡은 개봉일을 연기하는 것도 쉬운 결정이 아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시간이 지나면서 더 악화할 가능성이 있고, 이미 진행된 홍보 효과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장국영 주연의 마지막 유작 '이도공간(21일 개봉)을 비롯해 '스페이스 잼'(15일 개봉), '아이스 로드'(21일 개봉) 등이 울며 겨자 먹기로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적용 기간에 예정대로 개봉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개봉 연기를 반복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지는 것이 아니었다"며 "이미 개봉일이 잡힌 작품들은 예정대로 가는 것 말고는 사실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전했다.

'랑종'·'정글크루즈' 개봉은 하지만…극장가, 관객 추이 주시
이런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개봉을 앞둔 배급사들은 지난 7일 개봉해 첫 주말을 맞는 마블의 블록버스터 '블랙 위도우'의 스코어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흥행성이 입증된 작품이 4차 유행 속에서 관객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동원할 수 있는지 지켜보고 상황을 가늠하겠다는 의미다.

이달 말 작품 개봉을 앞둔 배급사 관계자는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이 예고된 상황에서 '블랙 위도우'가 주말 관객들을 끌어모은다면 극장에 대한 관객들의 불안감이 영화관을 찾지 않을 정도는 아니라는 '희망 회로'를 돌려볼 수 있을 것 같다"며 "만약 '블랙 위도우'조차 참패한다면 개봉작들이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