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사진=JTBC 스튜디오, 스튜디오 피닉스, 공감동하우스)


‘로스쿨’ 이정은의 큰 그림이 베일을 벗을 예정이다. 적과 거래했던 이유엔 그녀만의 계획이 다 있었다.

JTBC 수목드라마 ‘로스쿨’의 민법 교수 김은숙(이정은)은 일상을 뒤흔드는 사건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따뜻하게 감싸는 정신적 지주가 되어왔다. 나아가 시험 문제를 해킹한 유승재(현우), 논문 표절 의혹을 안고 있는 강솔B(이수경) 등 제자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왔다. 양종훈(김명민) 교수의 살인 의혹을 벗기기 위해 발 벗고 나섰고, 제자들의 문제도 함께 논의하는 등 높은 동료애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 방송에선 ‘로스쿨’ 법비의 중심 축인 법사위 소속 국회의원 고형수(정원중)와 손을 잡아 의문을 자아냈다. 강솔A(류혜영)의 실습을 조건으로 오랜 시간 준비했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 발의안’을 전달한 것. 차기 대선에 앞서 지지율을 높이고, 아들 고영창(이휘종) 사건을 향한 언론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던 차에 때마침 굴러 들어온 알짜배기 자료를 고형수는 당연히 덥석 물었고, 이에 김은숙은 법안과 관련된 ‘배드파마’ 국민참여재판(이하 국참)에 앞서 기자회견을 유도했다.

그렇게 고영창이 고소한 전예슬(고윤정) 국참과 ‘배드파마’ 국참이 열린 당일, 고형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이후 상황은 모두 그가 바라던 대로 흘러갔다. 진실을 밝히는 자들이 억울한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만들겠다는 그의 발표에 여론이 들끓었고, 덕분에 기자들의 관심은 모두 ‘배드파마’ 국참에 쏠려, 아들의 사건은 조용히 묻히는 듯했다.

하지만 김은숙이 고형수와 협상한 것이 아니라, 되레 그에게 덫을 놓았다는 합리적 의심이 들고 있다. 기자회견으로 그녀 또한 리걸 클리닉에 의뢰된 ‘배드파마’ 사건을 유리하게 이끌었기 때문. 나아가 고형수가 공적인 기자회견에서 파렴치한 아동 성폭행범 이만호(조재룡)가 과거 민법 강의실에 들어와 악플을 단 네티즌을 고소하겠다고 횡포를 부렸던 현장 녹음을 활용,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폐지돼야 하는 이유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 그를 비난하도록 만들었다. 이로써 은밀하게 서로의 뒤를 봐주던 고형수와 이만호의 관계에 갈등의 씨앗을 뿌렸다. 막강한 권력을 이용해 한 사람의 인생을 자기 마음대로 뒤흔드는 고형수와는 달라야 한다는 제자 강솔A에게 “달라야지”라던 그녀의 속뜻이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였다.

이에 제작진은 “언제나 학생들과 따뜻하게 소통하며 정의로운 법을 가르쳤던 김은숙이 고형수를 영리하게 조종, 로스쿨 학생들과 교수들을 지킬 예정이다. 양종훈 못지않게 ‘계획이 다 있는’ 김은숙의 행보를 눈여겨봐달라”고 전했다.

한편 ‘로스쿨’ 매주 수, 목 오후 9시 방송된다.

김나경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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