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픽사 애니 내달 개봉…"아이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의 찬란함"

"절벽에서 푸르디푸른 찬란한 바다로 첨벙 뛰어드는 경험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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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 감독 "어린시절 우정 담아…이탈리아에 보내는 러브레터"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루카'의 개봉을 앞두고 21일 열린 화상 콘퍼런스에서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영화에 영감을 준 유년 시절 친구와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했다.

'루카'는 아름다운 이탈리아 해변 마을에서 바다 괴물이란 정체를 숨긴 두 친구 루카와 알베르토가 잊지 못할 최고의 여름을 보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루카와 알베르토는 피부에 물이 닿으면 바다 괴물로 변하는 비밀을 들킬까 봐 조마조마하면서도 인간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버리지 못하고 아슬아슬한 모험을 감행한다.

이탈리아 서북부 항구도시 제노바 출신의 카사로사 감독은 영화에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녹아있다고 했다.

물 밖 세상이 무서우면서도 궁금한 루카와 그런 루카의 등을 떠미는 자칭 인간 세상 전문가 알베르토는 카사로사 감독과 그의 어릴 적 친구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카사로사 감독은 "12살 때 베스트프렌드를 만났는데, 이름이 알베르토였다.

영화에 실명을 썼다"며 "내가 온실 속 화분처럼 지냈다면, 알베르토는 열정적이고 호기심이 많고, 도전하기를 좋아하는 친구였다.

같이 제노바 시내를 헤집고 다니기도 하고 어떨 때는 위험한 장난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안주하는 삶을 살았다면 그것을 깰 수 있게 도와준 친구다.

성장하면서 자아를 찾는 데 우정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관객이 어른이라면 연락한 지 오래된 옛 친구를 떠올리며 전화를 했으면 좋겠고, 어린이라면 옆에 있는 친구를 조금 더 고맙게 생각하고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루카' 감독 "어린시절 우정 담아…이탈리아에 보내는 러브레터"

바다 괴물 캐릭터는 카사로사 감독이 어린 시절 느꼈던 감정과 호기심 어린 경험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그는 "어릴 때는 어디 섞이지 못하고, 스스로 못났다고 느끼기도 했다.

친구하고는 친했지만, 둘 다 '아웃사이더'였다.

지켜야 하는 비밀을 가진 바다 괴물 아이라는 설정은 10대 초반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과 경험을 잘 표현한다고 생각했다"며 "또 어렸을 때는 내가 보는 것 말고도 무언가가 더 있을 것이란 생각을 자주 했는데, 바다 괴물은 그런 호기심을 담아낸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물이 닿은 루카와 알베르토의 피부가 바다 괴물의 푸른 비늘로, 물을 닦아내거나 마르면 금세 인간의 피부로 변하는 모습을 표현하는 데 노력을 많이 들였다고 했다.

카사로사 감독은 "변신 장면에 시간과 공을 많이 들였고, 자연에서 영감을 찾았다.

문어를 보면 색뿐만 아니라 텍스처 자체도 바꾸는데 위장하는 동물에 착안했다.

여기에 비늘이 어떻게 사라지고 돋아나게 할지 세세한 묘사는 약간의 마법의 가루를 뿌렸다"며 "물 밖에서 인간으로 변해 걷는 움직임은 이구아나를 관찰하며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루카'는 동화책을 보는 듯한 따뜻한 색감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절벽으로 둘러싸인 푸른 바다와 초록색 나무, 파란 하늘은 한여름 이탈리아 해변의 아름다움을 스크린으로 옮겨온다.

여기에 젤라토, 파스타 등 맛있는 음식과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빨간색의 클래식 스쿠터 '베스파'까지 등장한다.

"이탈리아 여름 해변에는 특별함이 있어요.

그것만의 찬란함이랄까.

지리적으로 절벽이 많이 솟아있어 아이들이 첨벙첨벙 바다로 뛰어드는데, 그 경험을 그대로 녹여내고 싶었어요.

어찌 보면 영화는 이탈리아에 대한 저의 러브레터라고 보면 돼요.

음식과 음악, 경관, 이탈리아의 아름다움에 대한 천사가 들어간 작품이죠."
카사로사 감독은 "아이들 장난기와 유쾌함도 따사로운 색감과 터치로 그려내고 싶었다"며 "컴퓨터로 작업을 하다 보면 아주 사실적으로 표현이 되는데, 사실적인 묘사보다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담고 싶었다.

그래서 좀 더 단순화하고 스타일을 가미했다.

비유하자면 소설보다는 시를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루카' 감독 "어린시절 우정 담아…이탈리아에 보내는 러브레터"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담고 싶다는 열망은 일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카사로사 감독은 어린 시절 '미래소년 코난' TV 시리즈를 즐겨봤고, 친구 덕분에 힘을 내서 모험을 떠나고, 장난을 치는 부분이 '루카'에도 오마주처럼 녹아있다고 전했다.

그는 "미야자키 작품에서 가장 좋아했던 부분은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점이다.

아이 눈으로 주변 사물을 바라보면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경이에 차게 된다.

아이가 숨어서 빼꼼히 세상을 바라보는 사랑스러운 눈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영화의 큰 팬이다.

박찬욱, 봉준호 감독의 작품을 모두 챙겨봤다"며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카사로사 감독은 '카' 스토리 아티스트를 시작으로 '업', '라따뚜이', '코코', '인크레더블 2', '토이스토리 4'까지 디즈니·픽사의 다양한 작품에 참여해 왔다.

'루카'는 첫 번째 장편 연출 작품이다.

그가 2011년 연출한 단편 '라 루나'로 제84회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다.

'루카' 감독 "어린시절 우정 담아…이탈리아에 보내는 러브레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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