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호 본부장 "팀 미션도 없애고 진검승부, 가왕 가리겠다"
'보이스킹', 사연과 실력 돋보이는 스타 부캐 오디션
시작은 스토리텔링이었지만 끝은 진검승부다.

'보이스퀸', '보이스트롯' 등을 히트시킨 MBN이 새롭게 방송 중인 '보이스킹'은 어떻게 보면 오디션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연예인들의 '부캐'(부캐릭터·제2의 자아를 뜻하는 신조어) 장기자랑 같은 면도 있다.

비연예인 대상 오디션이 주류 장르가 된 가운데 스타들을 내세운 보컬 경연이 도리어 눈에 띄는 효과도 있고, 자타공인 최고의 섭외력을 자랑하는 박태호 MBN 제작본부장이 총괄 기획자로 나선 프로그램답게 보는 눈이 즐겁다.

MC로는 강호동이 나섰고 심사위원단도 남진·김성환·김연자·진성·윤일상·바다·소향으로 남다른 라인업을 자랑한다.

도전자 90명의 면면도 화제다.

김승현·김영호·노영국·류필립·양동근·이광기·이정용·이한위·홍경인·홍석천 등 배우 라인부터 고유진·김동명·김신의·김정민·김종서·박강성·아일·이박사·임강성·조관우·조장혁 등 가수 라인까지 경연 프로그램, 나아가 예능에서 쉽게 만나보기 어려운 인물들이 많다.

이 밖에도 성악가, 한국무용가, 발레리노, 전 운동선수, 스포츠 트레이너, 마술사, 한의사, 소방관, 쇼호스트 등 다양한 직업군의 도전자가 등장해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보이스킹', 사연과 실력 돋보이는 스타 부캐 오디션
이렇듯 다양한 출연자가 나서 초반부터 각자의 사연을 들려주고 반전의 노래 실력을 선보인 덕분에 시청률은 이미 6%대(닐슨코리아 유료가구)로 올라섰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8%에 근접했다.

1·2회에서는 아무래도 스토리텔링이 주목받았다.

실력으로 '미나 남편' 꼬리표를 뗀 류필립부터 어머니의 이름을 잊게 만든 독보적 음색으로 기립 박수를 받은 나미 아들 최정철, 육종암 투병에도 경연에 도전한 김영호, 어머니를 위한 무대로 가슴을 울린 리누 등이 안방극장에 감동적인 무대를 선물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스타들의 사연'이라는 동력이 얼마나 오래갈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내놓았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25일 "오디션은 보통 무명, 신인 등이 중심이 되지만 '보이스킹'은 부캐를 내세운 연예인들의 장기자랑 같은 느낌이라 버라이어티한 느낌이 있다"며 "좋게 말하면 과감한 투자, 부정적으로 말하면 물량공세"라고 지적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도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기본적인 기대가 있고, 기존에 노래를 잘하는 데 안 풀렸던 사람들이 주목을 받고 인간적인 감동도 주고 하니 지켜보게 되는 것 같다"며 '스토리텔링'에 방점을 찍었다.

그러나 박태호 제작본부장은 일대일 매치부터는 스토리텔링보다 실력을 내세운 별들의 전쟁 콘셉트로 전환된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어렵게 출연해준 스타들도 '진검승부로 가왕을 가려보자'는 기획 의도에 공감해 나서준 만큼 팀 미션도 없애고 오로지 일대일 게임으로 간다.

그래서 엄청난 대결 구도가 많을 것이고, 새로운 구도의 오디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어렵게 나온 분들도 경연이 시작되면서 '새로운 걸 보여주고 싶다'고 진정성을 불태우는 분들이 많다.

양보 같은 것은 절대 없다"며 "또 모두가 알지만 잊힌 명곡들을 도전자들을 통해 새롭게 들려주는 것도 우리 프로그램의 강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