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루카·마우스 연달아 편성…"장르극으로도 시청자 확보 자신감"
대중성이냐 강렬함이냐…tvN의 장르극 실험 본격화
CJ ENM이 OCN뿐만 아니라 tvN으로까지 장르극의 영역을 확장하는 실험에 나섰다.

한류 시장이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과 별개로 국내 기성 방송사 드라마 시장에서는 '막장극' 또는 장르극이 양대 장르로 자리 잡은 가운데 tvN에서도 평일과 주말 구분 없이 장르극을 주요 작품으로 편성했다.

tvN은 지난해에도 초능력을 지닌 형사를 내세운 유승호 주연의 '메모리스트', 이준기 주연의 연쇄살인마 추적극 '악의 꽃', 정의로운 기자가 대기업 뒤에 악과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방법' 등 장르극을 시도했다.

그리고 올해는 연초부터 한 마을을 배경으로 한 예고 살인 추리극 '낮과 밤', 초능력자와 형사가 거대한 음모에 맞서는 내용의 '루카: 더 비기닝', 사이코패스와 대결하는 두 형사의 이야기 '마우스' 등을 연달아 선보이고 있다.

세 작품과 결은 다르지만 송중기 주연의 블랙코미디 '빈센조' 역시 장르극이라 현재 tvN은 월화극, 수목극, 주말극이 모두 장르극으로 채워진 상태다.

남궁민이 주연으로 나섰던 '낮과 밤'은 다소 난해하고 불친절한 전개로 대중적인 지지를 받지는 못했지만 수사극, 스릴러, 다크 판타지 등 여러 장르를 결합한 실험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면서 6%대(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시청률로 종영했다.

특히 한 마을을 배경으로 한 영생 목적으로 인체 실험 등 소재는 그동안 tvN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소재라 눈길을 끌었다.

대중성이냐 강렬함이냐…tvN의 장르극 실험 본격화
그리고 연이어 선보인 '루카: 더 비기닝'으로 tvN표 장르극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손 더 게스트'(2018)로 OCN의 부흥기를 불러온 김홍선 감독이 연출을 맡고 김래원과 이다희가 주연을 맡아 기대를 모은 이 작품은 5~6%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선전 중이다.

이 작품은 가장 우수한 유전인자를 추출해 분화하는 실험을 거듭한 끝에 가장 강하고 뛰어난 인간이 탄생했지만, 누구보다도 외롭게 던져진 그가 가장 기댈 수 있고 또 지켜주고 싶은 한 사람을 만나 각성하는 '을(乙)들의 슬픈 전쟁'을 그렸다.

사이비 종교와 인체 실험 등 소재가 전작 '낮과 밤'부터 영화 '마녀'까지 다양한 전작을 연상시키는 가운데 개연성 부족한 전개와 캐릭터 붕괴 등이 발목을 잡으며 시청자 확장에 고전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좁은 공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액션을 실감 나게 보여주는 '원 컨티뉴어스 샷' 등 연출은 그동안 tvN에서 보지 못했던 것들이라 눈길을 끈다.

대중성이냐 강렬함이냐…tvN의 장르극 실험 본격화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6일 "소재, 메시지, 주제의식은 거대한데 대본이나 연출이 그 의도를 잘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기는 하다.

그래도 영화에서 봤을 법한 장르들이 지금 시도되는 건 특기할 만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시작한 수목극 '마우스'도 OCN 장르극을 연상케 하는 '19세 이상 시청가' 수위 장면들과 이승기-이희준이라는 새로운 조합으로 시작부터 5% 시청률이 근접했다.

앞으로도 수사극에서 빠질 수 없는 사이코패스, 그리고 두 형사의 거친 브로맨스와 강렬한 장면들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tvN 장르극 실험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CJ ENM이 OCN '경이로운 소문' 등을 통해 장르극도 얼마든지 고정 시청자를 가져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진 것 같다.

OCN 실험을 통해 tvN으로 장르극 영역을 확장하는 게 아닐까"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다채널을 가져가는 입장에서 대중적인 장르극과 마니아들을 위한 장르극, 그 중간 형태를 tvN과 OCN 모두에서 실험하는 것 같다"고 짚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