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자동차 극장 상영 추진, 유료화→수익 재투자 선순환 도모
내년 4월 개최 영남알프스 봄과 연계……"영화제가 일상 되찾는 걸음 되길"
[인터뷰] 이선호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이사장 "세계적 영화제 목표"(종합)
"자동차 극장과 온라인 상영이라는 낯선 방식으로 열리게 됐지만, 영화를 통해 소통한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산악영화제로 도약시키겠습니다.

"
국내 유일 국제산악영화제인 울주세계산악영화제(www.umff.kr)를 총괄 지휘하는 이선호 이사장(울주군수)은 코로나19라는 변수에도 주춤거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영화제 법인 출범 이후 이사장으로 세 번째 영화제를 맞는 그는 올해 제5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개막일인 2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상영 유료화도 도입했는데 장기적으로는 영화제 경쟁력을 키우는 바탕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내년 영화제는 4월로 개최 시기를 당겨 영남알프스의 봄과 산악영화 축제를 연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제5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23일부터 11월 1일까지 10일간 열린다.

특별 상영 기간까지 포함하면 올해 영화제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모두 43개국 128편에 이른다.

다음은 이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인터뷰] 이선호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이사장 "세계적 영화제 목표"(종합)
-- 어느덧 5회를 맞았다.

아시아 최대 산악영화제로 성장했는데 감회는.
▲ 2016년 우리나라 최초 산악 전문 영화제를 표방하며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처음 개최됐다.

벌써 5회를 맞았지만, 먼저 자리 잡은 부산국제영화제나 전주국제영화제 등과 비교하면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그러나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산악문화'라는 남다른 주제를 가지고 시작한 영화제이기에 성장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영화인과 산악인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있지만,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세계적인 산악영화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 코로나19라는 암초를 극복할 방안은.
▲ 올해 영화제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원래 따뜻한 봄에 많은 분을 모시고 새롭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자 많은 준비를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정상 개최 여부를 놓고 많이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준비된 모든 프로그램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싶지만, 우리 영화제를 아껴주시는 모든 분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이번 영화제에서는 온라인 상영(www.umff.kr)과 자동차 극장 등 비대면 방식으로 43개국 128편의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다.

온라인 상영관은 영화제 홈페이지에서 5천원에 관람권을 구매하면, 23일부터 11월 1일까지 10일간 100여편 영화를 어느 장소에서나 편안하게 볼 수 있다.

자동차 극장은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서 인간의 도전과 극복을 주제로 한 영화,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 고전 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자연을 배경으로 감상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예기치 못한 대외 변수로 부득이하게 비대면 방식의 영화제를 마련했다.

관객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인터뷰] 이선호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이사장 "세계적 영화제 목표"(종합)
-- 비대면 방식이 한창 성장 중인 영화제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 올해는 코로나19로 다른 영화제들도 비대면 방식이나 영화제 축소 등 운영 방식에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우리 영화제도 이런 변수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자동차 극장과 온라인 상영이라는 낯선 방식에다 우리 영화제가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상영 유료화까지 도입함에 따라, 우리 영화제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영화제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자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 많은 분이 동의해 주셨다.

올해 새로운 시도를 통해 울주산악영화제가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과 소통하고 다가서려 한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 이사장으로서 세 번째 영화제를 치른다.

영화제 위상 변화를 체감하나.

▲ 그동안 우리 영화제는 영남알프스라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강점으로 삼아 인간의 도전과 극복,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삶이라는 기본 철학을 바탕으로 관객들과 소통했다.

또 영화 제작 활성화와 저변 확대를 위해 2015년부터 영화 제작 지원사업인 '울주서밋'과 시민이 직접 만드는 울주 이야기 '울주멘터리'도 지속해서 운영했다.

울주서밋 지원작인 '카일라스 가는 길'과 '알피니스트-어느 카메라맨의 고백'은 지난달부터 국내에서 개봉해 많은 호평을 얻었고, 울주멘터리 '양지탕'이 올해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 초청됐으며, '살티' 역시 2020년 서울노인영화제 국내경쟁 본선 진출작에 포함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런 결과물들이 우리 영화제의 큰 자산이며, 신생 영화제의 한계를 뛰어넘고 진정한 국제영화제로 나아가는 발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터뷰] 이선호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이사장 "세계적 영화제 목표"(종합)
-- 영남알프스는 산악문화 중심지로서 입지가 확고하다.

여기에 영화제가 더욱 녹아들도록 접목하는 것이 과제로 보이는데.
▲ 영화제가 개최되는 영남알프스와 작괘천 계곡은 매년 봄과 가을이면 수많은 등산객과 나들이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대표 관광지다.

내년부터는 이런 자연환경을 십분 활용해 친환경 영화제로 위상도 강화할 생각이다.

울산산악연맹과 협업해 클라이밍 교육과 대회 유치, 산악 사진전, 캠핑과 접목한 프로그램 등 다양한 형태로 시도해 볼 계획이다.

영화제 개최 시기를 4월로 옮겨 영남알프스의 봄과 작괘천 벚꽃길을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그 외에도 주한캐나다대사관과 캐나다 앨버타주 정부 한국사무소와 협력해 캐나다 로키산맥의 자연환경 사진전, 영상전시회 등도 기획하고 있다.

-- 영화제 이사장이자 울주군수로서 영화제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나 비전을 제시한다면.
▲ 3가지 정도를 염두에 두고 있다.

우선 영화제를 보다 대중 지향적으로 바꾸려 한다.

'산악영화는 재미없다'라거나 '다 비슷하다'라는 인식을 변화시키고자 전문가 해설과 함께 하는 영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영화를 늘려 일반 관객과 눈높이를 맞춰 가려 한다.

또 늘어가는 캠핑, 차박(차 숙박) 등 최신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접목해 울주군이 보유한 야영장을 활용한 패키지 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다.

두 번째로 영화인과 산악인들의 협업, 지역주민의 참여를 강화하려 한다.

이들은 영화제 성공을 위한 핵심축이라 할 수 있다.

영화인과 산악인이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그 과정에 지역민이 참여하는 지원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울주멘터리는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도록 확대하고,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영화제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단순히 영화만 상영하는 행사가 아닌 종합 예술 축제가 될 수 있도록 행정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영화제 위상 제고와 독립성 확보를 위해 수입 구조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그동안 산악영화 저변 확대를 위해 관람료를 따로 받지 않았으나, 올해 자동차 극장과 온라인 상영관을 운영하면서 처음으로 유료화하게 됐다.

영화제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유료화는 필수적인 부분이기도 하며, 영화 상영으로 발생한 수입을 재투자해 영화제의 질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 내년부터 영상진흥위원회에 국제영화제 지원 신청을 할 수 있어서 국비도 올해 확보한 것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그 외에도 캠핑과 투어 프로그램 같은 여행상품, 기념품 제작·판매 등도 강화해 영화제가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인터뷰] 이선호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이사장 "세계적 영화제 목표"(종합)
-- 색다른 방식의 영화제를 즐길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처음으로 자동차 극장과 온라인 상영이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영화제를 개최하게 됐다.

영화제를 사랑해 주시는 관객, 산악인, 영화인 모두 낯설고 어색한 방식이지만, 영화를 통한 소통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비록 영화인과 관객이 모여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지만, 우리가 선정한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인과 산악인 그리고 관객 여러분께서는 평소 가져주신 관심만큼 이번 영화제도 애정 어린 마음으로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

-- 지역민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방안과 울산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우리 영화제는 국제산악영화제를 표방하고 있다.

울산뿐 아니라 국내 모든 영화인과 관객, 그리고 해외 영화인과 산악인 등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많은 분이 경제적, 정서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번 영화제는 이런 시대 상황을 반영해 자연과 힐링을 주제로 한 영화가 많이 포함돼 있다.

울산시민들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고, 이런 에너지가 주위에 전파돼 위기를 다 함께 극복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올해 영화제 슬로건은 '한 걸음 더'다.

위대한 자연을 향한 인간의 끊임없는 도전과 이를 헤쳐나가는 영화 주인공처럼 우리 모두 코로나19라는 위기를 이겨내고 새로운 일상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기원하겠다.

[인터뷰] 이선호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이사장 "세계적 영화제 목표"(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