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블랭크 숍 첫 앨범 '테일러'…"새롭지만 낯설지 않은 옷"
윤석철 "어릴 적 '토이' 노래 들으며 프로듀서 꿈꿨죠"
"저는 '토이 키드'입니다.

어렸을 때 토이 앨범을 들으며 자랐고, 프로듀서로서 앨범을 발매하는 것은 저의 오랜 꿈 중 하나가 됐습니다.

"
프로듀서 '더 블랭크 숍'(The BLANK Shop)으로 변신한 재즈 피아니스트 윤석철은 최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석철은 17일 전곡을 프로듀싱한 첫 앨범 '테일러'(Tailor)를 발매하며 그 꿈을 이루게 됐다.

그는 토이 노래를 통해 "작곡가·연주자의 개성과 스펙트럼으로 만들 수 있는 곡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 백예린·선우정아 등 화려한 피처링진…"이진아 녹음 듣고 '만세' 불러"
토이가 그랬던 것처럼, 총 열네곡이 수록된 '테일러'는 여러 아티스트의 참여로 만들어졌다.

인디 뮤지션부터 보이밴드 멤버까지 장르를 아우르는 아티스트가 피처링진에 이름을 올렸다.

더블 타이틀곡인 '사랑노래', '위 아 올 뮤즈'는 각각 데이식스 원필과 백예린이 함께했다.

가수 선우정아, 십센치, 이진아, 안녕하신가영, 기타리스트 하헌진, 밴드 까데호 등도 피처링에 참여했다.

음악의 재단사(tailor)가 된 윤석철은 "새롭지만 낯설지 않은 옷"을 만들기 위해 여러 빛깔의 실을 한땀 한땀 수놓으며 아티스트에게 꼭 맞는 맞춤형 노래를 만들어냈다.

"거의 모든 곡은 처음부터 보컬을 정하고 작곡하기 시작했어요.

팬으로서 바라보는 가수의 이미지, 음악 스타일, 나의 색깔들을 계속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보면 밸런스가 맞는 지점이 있었어요.

"
그는 이진아가 피처링한 '랜선탈출'을 녹음한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진아에게 원초적인 신시사이저 사운드를 바탕으로 한 스윙 장르 곡이 잘 맞는다고 생각해 작업했고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진아의 가이드 녹음을 듣고서 '만세!'를 불렀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 어울리고 좋았거든요.

"
윤석철 "어릴 적 '토이' 노래 들으며 프로듀서 꿈꿨죠"
◇ "안테나서 앨범 만들란 유희열 말, 농담인 줄 알았죠"
물론 재즈 아티스트가 아닌 대중음악 가수와 함께 작업하고, 하나의 앨범으로 탄생시키는 게 처음부터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는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접할 때 아슬아슬 외줄 타기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윤석철은 '음악 공붓벌레' 기질로 이를 극복해냈다.

"다른 분야의 뮤지션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새로운 음악도 많이 듣고, 특유의 문화도 배우게 되면서 그것들이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할 때. 그 쾌감은 말로 설명할 수 없어요.

"
윤석철의 이런 성향은 학구적이면서도 색깔이 또렷한 싱어송라이터가 즐비한 안테나와도 썩 어울린다.

자신을 스스로 '토이 키드'라 부르는 그가 지난해 유희열이 수장으로 있는 안테나에 둥지를 튼 것은 필연처럼 보이기도 한다.

안테나는 줄곧 유희열이 심사위원으로 활약한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 스타'를 통해 새 식구를 맞았지만, 윤석철이 11년 만에 이 공식을 깼다.

"회사에 들어오기 전에 유희열 대표님을 만난 적이 있어요.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앨범을 구상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굉장히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서 하면 되겠네'라고 하셨죠.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
그는 안테나에서 윤석철트리오 앨범 '송북'(SONGBOOK)을 냈고, 키보디스트로 활약하는 밴드 안녕의 온도로 두 장의 음반을 발표했다.

"어찌어찌 지금은 식구가 된 지 1년 반이 됐는데 벌써 두 장의 앨범을 여기서 발표했네요.

저는 앞으로도 제 할 일을 열심히 할 예정인데요.

그게 앞으로 안테나에 도움이 되는 일이길 바랍니다.

"
윤석철 "어릴 적 '토이' 노래 들으며 프로듀서 꿈꿨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