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박물관 기획 전시…기록·뉴스 영화 발굴 공개

한국영상자료원은 한상언영화연구소와 함께 한국영화박물관 기획전시 '혼돈의 시간 엇갈린 행로:해방 공간의 영화인들'을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온라인으로 공개한다.

가상현실로 만나는 해방 공간의 영화·영화인들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해방에서 분단에 이르는 기간 동안 남북을 오가며 활동했던 영화인을 조명하는 기획전이다.

우선 1948년 제작한 기록 영화 '민족의 절규 제2편'이 처음 공개된다.

해방 직후부터 전쟁 발발 직전까지 남한에서 제작된 영화는 61편으로 파악됐으나 남아있는 건 9편이었다.

'민족의 절규 제2편'이 발굴됨에 따라 현존하는 해방기 제작 영화는 10편이 됐다.

'민족의 절규'는 신탁 통치에 대한 찬반으로 갈등 고조되기 시작한 시기에 제작된 기록 영화로, 이승만 전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우상화했다.

해방기 영화 10편 중 반공과 우익의 정치적 목적을 담은 유일한 작품이다.

미군정 공보부가 1946년 제작한 뉴스영화 '시보' 4편도 처음 공개된다.

미 공보부 영화과는 1946∼1947년 시보 27호를 발표했다.

이번에 공개되는 1, 2, 5호는 미소 공동위원회 예비회담과 1차 회의 등 1946년 초반 상황을, '특보'는 1946년 12월 남조선 입법위원 개원식을 기록하고 있다.

'시보' 특보의 부제 '조선민중을 위하야'와 오프닝이나 엔딩에 등장하는 범종 타종 타이틀 영상은 2005년 발굴해 공개한 민중영화제작주식회사의 '해방 뉴-쓰'의 부제, 타이틀 영상과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가상현실로 만나는 해방 공간의 영화·영화인들
전시회는 3개의 섹션에서 해방기에 제작·출판된 50여종의 희귀 영상과 문헌, 잡지, 전단 자료 등을 소개한다.

첫 번째 섹션 '해방과 분단을 기록하다'에서는 '민족의 절규 제2편'과 '시보' 4편을 포함해 '해방 뉴-쓰', '자유만세'(1946), '무궁화 동산'(1948), 조선프롤레타리아문학동맹 전단, 안철영의 할리우드 기행기 '성림기행'(1949), 한설야의 '쏘련 여행기'(1948), 북한영화잡지 '영화써클원수첩'(1949) 등 희귀자료를 볼 수 있다.

두 번째 섹션 '남과 북의 영화를 일구다'에서는 해방 공간에서 남북의 영화기반을 구축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영화인들을 소개하고, 마지막 섹션 '분단의 아픔, 영화는 계속된다'에서는 분단과 전쟁으로 흩어진 영화인들의 엇갈린 행보를 살펴본다.

전시회는 6월 초 오픈 준비를 마쳤으나 '강화된 생활 속 거리두기' 시행에 따라 영상자료원 시설이 휴관에 들어가면서 재개관을 기다리다 온라인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7일부터 영상자료원 홈페이지(www.koreafilm.or.kr)에서 볼 수 있다.

한국영화박물관이 재개관하면 기획전시실 내 '북한 영화 특별관'에서 해방기와 전쟁기에 제작된 대표적인 북한 영화 13편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