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 남지현 (사진=방송캡처)


남지현의 마법이 60분을 순삭 시켰다.

지난 30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365 :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이하 ‘365’)' 5, 6회에서 가현(남지현)은 다행히 서연수(이시아)를 죽인 용의 선상에서 벗어났다. 이후 리셋터들에게 벌어지는 의문의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가현은 형주(이준혁)와 본격적인 공조를 시작했고, 극 말미 배정태(양동근)의 집에서 이신(김지수)의 전화를 대신 받은 뒤 위기를 맞게 되는 모습이 그려지면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눈을 뗄 수 없는 남지현의 열연이 빚어낸 60분은 시청자들의 오감을 완벽하게 충족시켰다. 10명의 리셋터 중 가현에게 유독 다이나믹한 사건들이 쏟아지면서 이야기를 쫓아가는 시청자들을 숨죽이게 만들었다. 뺑소니범을 찾았다 싶더니 되려 살인범이란 누명까지 쓰게 됐고, 가현을 알고 있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의심을 받게 되면서 더욱 구석으로 몰리게 됐다. 모두가 사망 규칙에만 몰입해 공포에 떠는 동안에도 가현만은 이신을 향한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들 속에서도 히든 킬러의 작가답게 상황을 하나씩 풀어내는 추리능력까지 발휘하며 재미를 더했다.

남지현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캐릭터의 감정선을 유연하게 그려내는 열연으로 극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여기에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말투와 목소리 톤까지 연기의 강약조절마저 완벽했다. 취조실에서 서연수와 헤어진 후 무엇을 했냐는 추궁에 “만약 제가 서연수씨를 쫓아갔다면 공원 CCTV에 제 모습이 찍혔을 것”이라며 정확하게 반박하는 모습은 평소 냉철한 외면의 가현 그 자체였다. 하지만 지친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반려견 마루에게 “나쁜 놈 잡았대. 근데 하나도 안 후련해. 그냥 돌아갔으면 좋겠어.”라며 무너져 내리듯 나지막한 혼잣말 속에는 괴로움과 슬픔을 녹여냈다. 상황, 감정, 대면하는 상대에 따라 자유자재로 흐름을 주도하는 남지현에게 안방극장은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남지현의 탄탄한 연기력이 장르물과 만나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매 회가 거듭될수록 점점 사라지는 리셋터들과 모종의 사건들이 엮여 쉴 새 없이 휘몰아치는 전개 속에서 남지현이 어떻게 고난을 헤쳐 나갈지 앞으로의 이야기를 더욱 기대케 만든다.

한편 ‘365 :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은 매주 월, 화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된다.

김나경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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