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콘텐츠' 작년 2배 제작…1만5000편 쏟아낸다
숏폼 디지털 콘텐츠로 승부
디지털 스튜디오의 메카로
이 회사는 4일 디지털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를 현행 6개에서 9개로 늘리고 신규 제작 편수도 지난해 7000여 개에서 올해 1만5000여 개로 두 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페이스북 유튜브 등의 디지털 플랫폼에서 400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연간 50억 조회수를 일으킨다는 목표다.
기존 숏폼 예능과 드라마를 제작하던 ‘흥 스튜디오’를 ‘tvN 엔터’(예능), ‘tvN 스토리’(드라마) 등 두 개로 나누고 광고주 맞춤형 콘텐츠를 제작하는 ‘브랜디드 스튜디오’, 고품질 콘텐츠를 지향하는 ‘슬라이스 D 스튜디오’를 신설했다.
이 가운데 ‘슬라이스 D 스튜디오’는 숏폼 콘텐츠의 품질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슬라이스 D란 한류 콘텐츠를 소비하기 쉽게 잘라서 전달한다는 의미다. 휘발성 강한 기존의 킬링타임용 디지털 콘텐츠와는 차별화한 진정성 있는 콘텐츠를 선보일 방침이다. 야심작에는 기존 디지털 콘텐츠 대비 제작비를 150~300% 더 투자할 계획이다. 제작 기간도 평균 두 배 이상 늘릴 예정이다.
제작 방식도 바꾼다. 하루 촬영해 2~3편씩 업로드하는 데서 벗어나 철저한 사전 기획을 통해 100% 사전 제작 콘텐츠도 만든다.
가령 정창욱 셰프와 면 요리의 세계를 탐구하는 ‘면식범’은 10~15분짜리 콘텐츠 네 편을 100% 사전 제작 형태로 제작해 이달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한다. 시즌 1에서 큰 반향을 이끌어낸 먹방 프로그램 ‘최자로드’ 시즌 2를 제작하고, 브랜드의 A부터 Z까지 히스토리를 담은 컬처 다큐멘터리 ‘오리진 오브 에브리씽’, 한국 최정상 래퍼 두 명의 성장 다큐멘터리 ‘리바이브’(가제) 등의 신규 콘텐츠도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CJ ENM 관계자는 “예산이 늘어난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이슈들을 다루는 고품질 디지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는 것은 스마트폰 사용이 늘고 디지털 콘텐츠가 범람하면서 단순 킬링타임용 ‘스낵 콘텐츠’보다는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고품질 콘텐츠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콘텐츠 제작사 관계자는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콘텐츠 소비 습관이 스마트폰으로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모바일용 콘텐츠 제작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제프리 카젠버그 전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숏폼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10억달러(약 1조1100억원) 펀딩에 성공해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카젠버그는 오는 12월께 ‘New TV’플랫폼을 출범시켜 10분 이내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프리미엄급 오리지널 숏 클립 콘텐츠를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카젠버그의 펀딩에는 디즈니, 21세기폭스, NBC유니버설, 소니픽처스, 바이어컴, 라이온스케이트 등 할리우드 주요 스튜디오와 중국 알리바바그룹 등이 참여했고 맥 휘트먼 전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 CEO가 영입됐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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