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출신인 나다프 라피드 감독의 ‘시너님스(Synonyms)’가 영예의 황금곰상을 받았다.

1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프랑스·이스라엘·독일이 공동 제작한 시너님스에 최고상인 황금곰상이 주어졌다. 한 전직 이스라엘 군인이 프랑스 파리로 이주한 뒤 이스라엘인의 정체성을 지우려는 모습을 담은 영화다.

라피드 감독은 “편집하는 동안 투병하다가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게 이 영화를 바친다”며 “이 작품이 이스라엘과 프랑스에서 논란이 될지 모른다”고 소감을 밝혔다. 은곰상인 감독상은 ‘바이 더 그레이스 오브 갓(By the Grace of God)’을 연출한 프랑스 출신인 프랑수와 오종 감독이 받았다.

이 작품은 가톨릭교회의 아동학대 피해자들이 정의를 찾기 위해 투쟁하는 내용이다.

영화 ‘소 롱 마이 선(So Long My Son)’에 출연한 중국 배우 왕징춘과 용메이가 각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한국 영화로는 김보라 감독의 ‘벌새’가 어린이와 청소년의 삶을 탐구하는 ‘제너레이션 14플러스 섹션’에서 ‘그랑프리상’을 받았다. 성수대교가 무너졌던 1994년 서울 대치동에 살던 14세 소녀 은희의 성장 스토리를 담았다.

중국 문화대혁명을 소재로 한 장이머우 감독의 영화 ‘원 세컨드’가 경쟁부문에 출품됐다가 시사회와 출품이 돌연 취소돼 논란이 일었다. 주최 측은 기술적인 문제로 상영을 못하게 돼 출품이 취소됐다고 해명했지만,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베를린국제영화제의 심사위원을 맡은 프랑스 배우 쥘리에트 비노슈는 이날 수상작을 발표하기 전 “‘원 세컨드’를 전 세계 스크린에서 보기를 희망한다”며 “우리는 베를린에서 이 영화를 매우 그리워했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