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대표 "가수 지망생 급증하는 중국…K팝 교육시스템 단연 인기죠"
“중국 가수 지망생들로부터 인기가 높아져 내년 2월 상하이 송장에 연면적 1652㎡ 규모의 2호점을 열 예정입니다. 3층 건물 전부를 임차해 내부 공사 중입니다. 기숙사 시설까지 갖춰 중국 전역에서 오는 가수 지망생들을 받을 거예요. ”

이정희 더블제이컴퍼니 대표(36·사진)는 상하이 푸퉈구에 777㎡ 규모의 K팝 보컬과 댄스 아카데미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상하이에서 유일하게 한국인이 단독 출자한 K팝 아카데미다. 2016년 4월 K팝 아카데미를 설립한 이후 중국 정부가 한한령(한류 금지령)을 내려 한국인이 단독 소유한 문화기업 설립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는 K팝 교육 수요가 큽니다. 음악시장이 커지면서 가수 지망생이 급증하고 있거든요. 베이징이나 충칭에서도 찾아옵니다. 학원 설립 6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겼고, 올 들어서는 월평균 매출이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 대표는 중국엔 마땅한 음악교육 시스템이 없다고 설명했다. 선생이 직접 춤추고 노래하는 식이다. 이 대표는 한국인 트레이너 3명, 중국인 트레이너 3명, 통역 3명 등으로 강사진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대중음악은 한국에 비해 많이 뒤처져 있어요. 우리는 가수 지망생들에게 리듬을 타고 몸의 균형을 맞추는 방법 등을 교육합니다. 중국 대중음악은 K팝과 발음이 다르지만 발성은 같아요. 중국 음악에 K팝을 접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얘기죠.”

이 대표가 중국에 진출한 것은 2016년 텐센트가 제작해 모바일에서 방송한 오디션 프로그램 ‘팬들아 부탁해’에서 본선 진출자 28명에게 보컬과 댄스를 트레이닝해준 게 계기가 됐다. 중국 굴지의 연예기획사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소속 7인조 아이돌그룹 ‘NEXT’ 멤버 리첸저도 이 대표 회사의 연습생 출신이다. 이 대표는 요즘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웨이보와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을 논의 중이다.

“JYP, YG, 카카오M 등 국내 주요 음악기획사의 오디션에도 중국인 가수 지망생들을 공급해주고 있어요. 스타쉽(카카오M 자회사)과 중국 위에화엔터테인먼트가 합작한 걸그룹 우주소녀 13명 멤버 중 중국인 멤버 3명이 중국에서 큰돈을 벌면서 국내 음악기획사들로부터 중국인 멤버를 찾아달라는 요청이 크게 늘었습니다.”

이 대표는 내년부터 중국 대형 콘텐츠 기업과 합작해 현지 아이돌그룹을 직접 육성해 데뷔시키는 매니지먼트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한국 음악기획사들이 중국에 진출할 때 관련 유통 및 제작 사업에도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중국과 한국 기업으로부터 투자 제안을 받고 있다고 했다.

중학생 때부터 창작안무에 빠져 용인대 현대무용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4년간 MBC아카데미 등에서 안무 강사를 하다가 2010년 서울 강남에 더블제이컴퍼니란 K팝 학원을 설립했다. 국내점은 직원들에게 맡기고, 이 대표는 상하이점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