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위성방송 스카이 인수전에서 컴캐스트에 패배한 21세기폭스가 기존에 보유한 스카이 지분 39%를 컴캐스트에 팔기로 했다고 미 경제매체들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로써 컴캐스트가 유럽의 거대 유료 TV인 스카이를 완벽하게 지배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이는 스카이가 1989년부터 30년 가까이 이어져 온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의 지배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한다고 미 언론은 해석했다.

스카이는 앞서 297억 파운드(390억 달러·43조5천억 원)에 스카이 지분 61%를 인수했다.

폭스가 보유한 나머지 지분 39%의 가치는 주당 17.28파운드로 따져 약 150억 달러(16조7천억 원)에 달한다.

폭스는 "컴캐스트의 (스카이) 인수를 축하한다.

디즈니와 우리는 현재 지분 39%를 컴캐스트에 넘기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폭스의 결정은 21세기폭스 영화·엔터테인먼트 부문을 인수한 월트디즈니의 승인을 거쳤다.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별도 성명을 통해 "스카이 지분 매각은 우리가 고품질 콘텐츠와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되는 플랫폼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독은 1989년 BSB(브리티시 스카이 브로드캐스팅)와의 50대 50 합병을 통해 스카이가 출범할 때부터 이 위성방송의 경영에 관여했다.

머독은 스카이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를 비롯해 고품질 콘텐츠를 갖추고 유럽 전역의 프리미엄 채널로 자리 잡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특유의 독단적 경영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았다.

스카이는 영국, 아일랜드, 이탈리아, 독일, 오스트리아 등에서 방영되며, 2천250만 명의 가입자를 두고 있다.
폭스, 스카이 지분 컴캐스트에 판다…'머독의 지배' 끝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