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여관 드러머 임경섭 (사진=임경섭 SNS)

밴드 장미여관의 드러머 임경섭이 자신은 시각장애인이라고 밝혔다.

13일 임경섭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의 얘기를 들어주시길 부탁합니다”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임경섭은 “잘 안 보여서 그랬다. 저는 장애 4급 시각장애인이다.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질환을 앓고 있다”라고 밝히며 “무대 관계자들의 얼굴이 보이지 않아 소리로 판단한다. 멤버들이 인사하는 소리가 들리면 같이 인사한다. 얼굴에 손전등을 비추는 무례한 행동을 하지 않는 이상 누가 나에게 인사하는지도 알 수 없다. 시력이 좋지 않아 누군가 만나도 인사를 못 한 경우가 많았고 이로 인해 그동안 ‘장미여관 드러머가 인사를 해도 잘 안 받는다’, ‘너무 차갑더라’ 등의 이야기들을 심심치 않게 들었다. 장미여관으로 지난 6년간 활동하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동안 생긴 오해들을 풀고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병은 불치병이다. 치료가 어려운 데다 현재는 완치될 수 있는 치료법 자체가 없다. 그래서 환자와 가족들은 언제 시작이 완전히 사라질지 모르는 채 사실상 시한부나 다름없는 불안한 나날을 살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한 그는 “장미여관의 이미지가 ‘어렵고 힘들게 시작해서 성공한 밴드’, ‘연예인 같지 않고 친근한 동네 형, 오빠 같은 밴드’인데 나 때문에 ‘시한부같은 삶을 살고 있는 시각장애인 멤버가 있는 불쌍한 밴드’로 비치지 않을까. 팀에 도움이 되는 일일까 라는 생각이 들어 얘기를 하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임경섭이 속한 장미여관은 2011년 EP 앨범 '너 그러다 장가 못간다'로 데뷔했으며 '너 그러다 장가 못 간다', '봉숙이' 등의 히트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준현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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