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판사님께(사진=친애하는 판사님께)

‘친애하는 판사님께’ 윤시윤이 하면 1인2역도 무언가 다르다.

SBS 수목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는 전과 5범 밑바닥 인생을 살던 한강호(윤시윤 분)가 어느 날 사라진 쌍둥이 형 한수호(윤시윤 분) 대신 가짜 판사 행세를 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성장기를 그린다.

법정드라마, 1인 다역. 결코 신선하지 않다. 하지만 ‘친애하는 판사님께’는 ‘익숙할 것’이라는 우려 대신 ‘흥미롭다’는 호평을 모았다.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극화한 스토리는 탄탄하고 쫄깃했으며, 캐릭터도 입체적이었다. 여기에 ‘정의’라는 깊은 메시지까지 담아낼 줄 아는 드라마였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배우 윤시윤이 있다. 극중 한강호, 한수호 쌍둥이형제를 연기하며 1인2역을 소화중인 윤시윤이 인물 별 다른 개성으로 담아내기 때문이다. 분명 같은 얼굴의 윤시윤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적인 양아치 한강호와 냉철한 판사 한수호는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단순히 다른 것뿐 아니라 각자의 감정선까지 깊이 있게 담아내며 시청자로 하여금 두 인물의 감정에 모두 몰입하게 만든다.

앞서 윤시윤은 ‘친애하는 판사님께’ 속 1인 2역에 대해 “도전과도 같다”며 남다른 각오와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쯤에서 윤시윤이 어떻게 두 인물을 다르게 표현하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자. 알고 보면 본격적인 형제 대결을 예고한 ‘친애하는 판사님께’가 더욱 흥미진진하게 느껴질 것이다.

▲인간적인 양아치 한강호, 공감과 응원을 이끌다

한강호는 양아치다. 그러나 인간적이다. 한강호의 이런 면모는 거짓이지만 판사 행세를 하며 더 부각된다. 때로는 통쾌한 사이다판결도 내리는 한강호. 부족하지마 ‘정의’의 의미를 알아가는 모습도, 자기 잘못을 처절하게 깨닫고 고개 숙이며 눈물 흘리는 모습도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 같은 한강호의 인간적인 면모가 시청자의 공감과 응원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윤시윤은 건들건들한 것 같지만 깊은 눈빛, 밝음 뒤 뭉클한 마음 등을 담아내며 한강호를 표현하고 있다. 금방이라도 떨어뜨릴 듯 눈물 머금은 눈빛은 ‘한강호 시그니처 눈빛’으로 뜨거운 호응을 모으고 있다.

▲냉철한 판사 한수호, 그의 비밀을 궁금하게 하다

한수호는 줄곧 전국1등만 해온 수재다. 양형 기준에서 벗어난 적이 없기에 ‘컴퓨터 판사’라고 불리며 좀처럼 얼굴에 감정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정체불명의 남녀에게 납치됐고, 목숨 위기를 몇 번이고 겪는다. 이 과정에서 하나 둘씩 그의 비밀을 베일을 벗기 시작했다.

감정 따위 없어 보였던 한수호의 비밀이 밝혀질수록 시청자는 그가 왜 그런 비밀을 품게 됐는지, 그가 어떤 짐을 견뎌냈는지 궁금하다. 윤시윤은 한수호를 차갑고 냉철한 느낌으로 그린다. 이어 스토리에 맞춰 조금씩 감정선을 키워나간다. 많은 시청자가 한수호에도 몰입할 수 있는 이유다.

앞선 17~18회 엔딩에서 한강호와 한수호가 각자 서로의 존재를 인지하고, 경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를 통해 두 형제의 본격적인 대결을 기대하게 했다. 지금까지 쭉 드라마를 따라오며 윤시윤의 1인2역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스토리만큼이나 윤시윤이 그려낼 두 형제의 모습이 기대되고 궁금해진다. 그렇기에 ‘친애하는 판사님께’의 다음 이야기가 애타게 기다려진다.

김나경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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