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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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꽹과리 소리에 이어 “얼쑤 좋다! 덩기덕 쿵더러러”라는 추임새가 따른다. 24일 오후 6시 공개된 그룹 방탄소년단(사진)의 신곡 ‘아이돌(IDOL)’이다. 전날 뮤직비디오 예고 영상을 통해 처음 베일을 벗은 ‘아이돌’은 한국적인 색채로 화제가 됐다. 영상에서 방탄소년단은 한복을 차려입고 어깨춤을 춘다. 한국을 상징하는 동물인 호랑이도 보인다. 팬들은 ‘아이돌’을 ‘조선 EDM’이라고 부르며 흥미로워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컴백했다. 새 음반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LOVE YOURSELF 結 Answer)’는 그동안 발표한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를 아우른다. ‘DNA’ ‘페이크 러브(FAKE LOVE)’ ‘전하지 못한 진심’ 등 시리즈 주요 곡들에다 신곡 ‘아이돌’ ‘아임 파인(I’m Fine)’ ‘트리비아 기: 저스트 댄스(Trivia 起 : Just Dance)’ ‘트리비아 승: 러브(Trivia 承 : Love)’ ‘트리비아 전: 시소(Trivia 轉 : Seesaw)’ ‘에피파니(Epiphany)’ ‘앤서: 러브 마이셀프(Answer : Love Myself)’까지 모두 25곡이 실렸다.

코앞에 다가온 ‘꿈의 200만’ 등 신기록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방탄소년단이 새 음반으로 이뤄낼 신기록이다. 지난 5월 K팝 그룹 최초로 빌보드 메인 음반 차트인 빌보드200에서 1위를 달성한 데 이어 자신들이 목표로 삼았던 빌보드 싱글 차트 핫100에서 1위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핫100은 라디오 방송 횟수와 음원 판매 및 스트리밍으로 순위를 가리는데, 방탄소년단은 충성도 높은 팬덤 아미(army)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음원 판매와 스트리밍에서 특히 강세를 보여왔다.

음반 판매량 신기록도 기대된다.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는 발매 전 음반 판매처들의 주문량만 150만 장을 기록했다. ‘러브 유어셀프 승 허(LOVE YOURSELF 承 Her)’의 105만 장,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傳 Tear)’의 144만 장보다 많다. 업계에서는 200만 장 이상의 판매량도 기대하고 있다. 팬덤이 꾸준히 확장하는 데다 대중적인 인지도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200만 장 이상 팔린 음반은 1999년 발매된 조성모의 2집 ‘포 유어 소울(For Your Soul)’이 마지막이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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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 발매 당시 ‘스타디움 투어’를 목표로 꼽았던 방탄소년단은 오는 10월6일 미국 뉴욕 메츠의 홈 구장인 시티 필드에서 단독 공연을 열면서 자신들의 꿈에 한발짝 다가섰다. 4만여 장의 티켓은 지난 18일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됐다. 방탄소년단은 25일과 26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의 공연을 시작으로 시티 필드가 포함된 월드투어에 나선다. 월드투어는 내년 2월까지 세계 16개 도시에서 33회 열린다. 도시마다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어 총 79만 개의 객석이 다 찰 경우 800억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다.

시대정신 메시지… 방탄소년단의 ‘DNA’

전문가들은 방탄소년단의 인기 비결로 ‘메시지’를 꼽는다. 방탄소년단은 자전적인 이야기를 노래하되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 개인들을 향한 위로와 응원을 담아 진정성과 보편성을 동시에 가져간다. 따돌림, 3포 현상, 유리천장 등 시대와 세대의 고민을 반영한 가사로 호응을 얻었다. 김영대 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에 대해 “음악·외모·퍼포먼스 삼박자를 다 갖췄다. 이런 팀은 역사적으로 미국에서도 많지 않다”며 “청춘의 고뇌, 번민, 젊음의 서사 같은 것을 담아서 보여주는 ‘메시지의 힘’은 방탄소년단의 독특한 매력”이라고 분석했다.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는 사랑의 시작과 종말을 통해 자존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신곡 ‘아이돌’은 ‘나’를 찾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 안에 있다고 말한다. 사랑하는 대상을 잃게 되자 ‘널 위해 예쁜 거짓을 만들겠다’고 한 ‘페이크 러브’보다 한층 성숙한 자세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이번 음반은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의 정수를 담고 있다”며 “음악·스토리·가사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만남과 사랑으로부터 자아를 찾아가는 감정의 흐름을 따른다”고 설명했다.

이은호 한경텐아시아 기자 wild37@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