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로 출연했다가 예능 다크호스로
“안 무섭다고 했잖아요~엉엉~.” 걸그룹 블랙핑크의 제니가 대성통곡했다. 지난달 15일 방송된 SBS 런닝맨에서다. 이광수와 ‘귀신의 집’ 미션을 수행하게 된 제니는 “오빠, 자신 있어요? 자신 없으면 제가 먼저 갈게요”라며 씩씩하게 나섰다. 하지만 들어가자마자 비명을 지르며 혼비백산했다. 미션이 끝난 뒤에도 울음을 그치지 못하던 제니는 이어진 놀이기구 체험에서는 이광수에게 “한 번 더 타자”며 강심장의 면모를 보였다.

제니는 이날 새 앨범을 홍보하러 출연했다가 뜻밖의 예능 기대주로 떠올랐다. 무대에서와는 다른 엉뚱한 매력을 발산한 덕분이다.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도 올랐고, 제니가 출연한 장면은 포털 조회 수 300만 건을 넘었다. 인기에 힘입어 제니는 이달 방송될 런닝맨 바캉스 특집에도 참여해 지난달 30일 녹화를 마쳤다.

신작이나 소속 그룹 홍보 등을 위해 예능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나섰다가 ‘다크호스’가 된 아이돌 스타들이 있다. 제니와 마마무의 화사, 세븐틴의 승관이 주인공. 단발성 출연에서 눈도장을 확실히 찍어 ‘예능 스타’로 거듭나고 있다.

마마무 멤버 화사는 최근 ‘먹방 스타’로 급부상했다. 지난 6월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 ‘곱창 대란’을 일으키면서다. 당시 화사는 대낮에 집 근처 곱창집에서 소곱창, 곱창전골, 볶음밥을 시켜 먹었다. 방송 이후 웬만한 곱창집에서는 줄을 서야 했고,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그 덕분에 화사는 축산부산물협회로부터 감사패와 상품권까지 받았다. 지난달 20일에는 ‘나 혼자 산다’에 다시 출연해 간장게장과 김부각 먹방을 선보이며 또 한 번 화제가 됐다. 이어 26일 출연한 ‘한끼줍쇼’에서는 박대구이와 쌈 먹방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화사는 젊은 여성답지 않게 남다른 취향으로 호기심을 자극했다. 특히 누구보다 맛있게 먹는 모습으로 식욕을 자극하며 ‘먹방 여신’의 탄생을 알렸다. 음료 과자 등 식품업계는 물론 먹방·쿡방 제작진의 잇단 러브콜을 받고 있다.

세븐틴의 승관은 5월 MBC 예능 ‘뜻밖의 Q’에 게스트로 출연해 뛰어난 입담과 음악 지식을 자랑하며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7080 음악부터 최신 가요까지 두루 섭렵한 그는 ‘부크박스(부승관+주크박스)’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승관은 단 한 번의 출연으로 ‘뜻밖의 Q’ 고정 MC까지 꿰찼다. 지난달 26일 방송된 KBS2 ‘해피투게더3’에서는 조용필 콘서트 오프닝 무대에 섰던 이야기부터 숙소 생활 비화까지 에피소드를 끝없이 펼쳐내며 입담을 과시했다. 성대모사를 비롯한 개인기에는 국민 MC 유재석도 “재밌다. 재밌어”라며 엄지를 세워보였다.

노규민 한경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