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스튜디오가 제작해 4일 한국서 개봉하는 히어로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마블스튜디오가 제작해 4일 한국서 개봉하는 히어로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앤트맨과 와스프’(감독 페이튼 리드·4일 개봉)는 마블스튜디오의 20번째 히어로물이다. 19번째 ‘어벤져스: 인피니티워’까지 국내에서 9500만여 명을 모아 이 영화가 마블의 누적 관객 1억 명을 넘길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앤트맨은 마블의 슈퍼히어로 중 유일하게 크기를 마음대로 줄이고 비슷한 능력의 여성 파트너와 함께 활동한다.

마블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년)에서 슈퍼 히어로 활동 금지 협정을 위반하고 캡틴 아메리카 편에 가담한 혐의로 2년간 가택연금형에 처한 앤트맨(폴 러드 분) 앞에 정체불명의 악당 에이바(해나 존 케이먼)가 나타나 양자 영역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기술을 훔쳐 달아난다. 양자 영역이란 원자보다 작은 입자의 세계로 시공간의 개념이 사라진 곳이다. 앤트맨의 여자친구이자 새로운 파트너인 와스프(에반젤린 릴리)의 어머니 재닛(미셸 파이퍼)이 그곳에 갇혀 있다. 앤트맨과 와스프는 에이바를 추적하던 중 예기치 못한 상황에 봉착한다.

영화는 인간이 초소형으로 작아졌을 때 나올 수 있는 재미있는 상상을 그려낸다. 앤트맨과 와스프는 마블의 영웅 중 가장 작다. 몸집을 초미니로 줄이고 개미들을 우군으로 조종하며 악당과 맞선다. 날아가는 미사일 안으로 뚫고 들어가 멈추게 하거나 총알마저 피한다. 거주하는 연구소도 여행가방 크기로 축소해 들고 다닌다.

그러나 인물들이 초소형으로 변해 초능력자가 되는 순간,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된다. 그들은 빨리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오려고 애쓴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는 정상으로 회귀하기 위한 탐험이기도 하다. 가령 재닛은 원자보다 작게 변한 뒤 정상으로 돌아오는 방법을 모른다. 에이바는 분자구조의 불안정성으로 사물을 통과할 수 있는 페이징 능력을 얻었지만, 육체는 고통 속에 죽음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반대로 앤트맨이 조절기 고장으로 거인이 됐을 때도 죽음의 위기에 직면한다.

모두가 초능력과 일상의 행복을 맞바꾼 설정이다. 1세대 앤트맨인 행크 핌 박사(마이클 더글러스)가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아내 재닛을 구하기 위해 양자 영역으로 뛰어드는 것도 행복을 얻기 위해서다. 이들의 분투를 보는 관객들은 정상인으로 사는 게 얼마나 소중한 건지 역설적으로 깨닫는다.

드라이브인 시어터에서 주인공들이 영화를 감상하는 마지막 장면도 그렇다. 초미니카들이 노트북 모니터를 즐기고 있는 와중에 뜻밖의 재난(?)이 닥친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별일 없었을 텐데 말이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