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사진)의 ‘만비키 가족’이 칸 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이창동 감독의 ‘버닝’은 본상 대신 번외 상인 벌칸상과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을 받아 아쉬움을 달랬다.

19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1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황금종려상 트로피는 따스한 가족영화를 만들어온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만비키 가족’이 차지했다. 할머니의 연금과 좀도둑질로 살아가는 한 가족이 홀로 추위에 떨고 있는 다섯 살 소녀를 데려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경쟁부문에 다섯 번째 초청받아 처음 황금종려상을 받은 고레에다 감독은 “이 자리에 있어서 행복하다”며 “앞으로도 영화를 만들어갈 용기를 얻었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심사위원대상은 미국 스파이크 리 감독의 ‘블랙클랜스맨’에 돌아갔다. 심사위원상은 레바논 출신 나딘 라바키 감독의 ‘가버나움’, 감독상은 ‘콜드워’의 폴란드 출신 파벨 포리코브스키 감독에게 주어졌다.

여우주연상은 카자흐스탄 영화 ‘아이카’의 사말 예슬리야모바, 남우주연상은 ‘도그맨’의 마르첼로 폰테가 수상했다. 각본상은 이탈리아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의 ‘라자로 펠리체’와 자파르 파히니 감독의 ‘쓰리 페이시스’가 공동 수상했다. 프랑스 누벨바그 거장 장뤼크 고다르 감독의 ‘이미지의 책’은 공로상 격으로 이례적인 특별 황금종려상(Special Palme D’or)을 받았다.

‘버닝’의 신점희 미술감독은 폐막식 후 벌칸상을 받았다. 벌칸상은 칸영화제 공식 초청작 중 촬영, 편집, 미술, 음향 등에서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 기술 아티스트에게 주는 ‘번외’ 상이다. ‘버닝’은 또한 비공식 상인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도 받았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