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상업영화의 수익률이 전년보다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제작비가 크게 증가한 데다 총 제작비 100억원 이상 대형 영화가 상대적으로 실패한 사례가 많아서다.

한국영화진흥위원회는 ‘2017년 한국영화산업 결산 자료’를 통해 지난해 총 제작비 10억원 이상 상업영화는 총 83편이었으며, 이들의 평균 수익률은 4.7%로 2016년 17.6%보다 크게 하락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수익률은 상업영화들의 극장 매출과 함께 주문형비디오(VOD), 수출 등을 합산해 산출됐다.

자료에 따르면 작년 상업영화의 평균 총 제작비는 전년 대비 6억2000만원 증가한 52억9000만원이었다.

지난해에도 순제작비 80억원 이상 영화(총 제작비 100억원)에서 발생한 순수익이 전체 상업영화 순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흥행이 부진할 경우 일반 상업영화와 손실률이 비슷하더라도 손실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고예산 영화의 실패율이 높았다. 지난해 총 제작비 100억원 이상 영화 12편 중 6편만 손익분기점을 넘겼으며 이들의 평균 수익률은 32.4%에 달했다. 2016년에는 총 제작비 100억원 이상 11편 중 9편이 손익분기점을 넘겨 평균 수익률이 68.7%를 기록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김수현이 주연한 대작 영화 ‘리얼’은 투자수익률 ‘-100%’를 기록했다. 순제작비 110억원과 배급(P&A)비용 17억원 등 총 제작비가 127억원에 달했지만 불과 47만 명을 모아 티켓 매출 33억원, 수출 및 VOD 수입을 합쳐도 40억원을 밑돌았다. 일제강점기 탄광으로 징용간 한국인들의 투쟁을 그린 화제작 ‘군함도’도 -14%의 투자수익률을 기록했다.

영화진흥위원회 관계자는 “한국영화가 해외시장을 더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