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에서 최고 흥행을 기록한 할리우드 영화 ‘미녀와 야수’.
지난해 세계에서 최고 흥행을 기록한 할리우드 영화 ‘미녀와 야수’.
지난해 미국(북미)과 중국의 박스오피스(영화티켓 판매) 시장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세계 1위인 미국은 위축된 반면 2위 중국은 23% 확대됐다. 이에 따라 중국이 2~3년 내 세계 최대시장으로 떠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0일 외신에 따르면 2017년 미국 박스오피스 매출은 전년보다 1.6% 감소한 112억달러를 기록했다. 관객 수(전체 매출/평균 티켓값)는 27년 만에 최저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북미지역 박스오피스는 2015년 111억4000만달러로 크게 늘어났으며 2016년 113억8000만달러로 역대 최고를 찍었다.

작년 한국·미국·중국 영화시장 엇갈린 명암
미국 내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한 것은 여름 개봉작의 부진 때문이다.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박스오피스는 전편 2억4000만달러의 절반이 조금 넘는 1억3000만달러에 그쳤다.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도 전편보다 30%가량 감소한 1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미이라’도 8000만달러에 그쳤지만 해외 흥행으로 적자는 면했다. ‘발레리안: 천개 행성의 도시’는 4100만달러로 흥행에 참패했다. 미국 내 흥행작은 SF대작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12억달러)와 저예산 영화 ‘겟 아웃’ ‘23아이덴티티’ ‘베이비 드라이버’ 정도다. 단 올해 북미 박스오피스의 전망은 밝다는 평가다.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인크레더블2’ 등 기대작이 많아서다.

북미와 해외시장을 합친 할리우드 영화의 세계시장 전체 매출은 전년보다 3% 증가한 339억달러로 집계됐다. 해외수입이 6% 증가한 데 힘입은 것이다. 직배망이 견고한 데다 할리우드 영화 브랜드가 강력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녀와 야수’(총 12억6000만달러)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12억3000만달러) 등이 미국과 글로벌시장에서 크게 히트했다.

중국 영화시장은 2016년 3.7% 성장에 그쳐 정체 우려를 낳았으나 지난해 ‘중국형 블록버스터’라는 새 돌파구를 찾아 고성장으로 돌아섰다. 중국 신문출판방송위원회에 따르면 2017년 중국 박스오피스는 전년보다 22.8% 증가한 총 86억달러를 돌파해 북미 시장을 맹추격했다.

중국 시장 성장세는 총매출 8억6000만달러를 벌어들인 ‘특수부대 전랑2’의 영향이 컸다. 이 영화는 중국 박스오피스뿐 아니라 아시아 박스오피스 역대 1위, 2017 세계 박스오피스 5위를 차지했다.

한국 영화시장은 총매출 1조7566억원(약 16억4000만달러)으로 2016년 1조7432억원보다 0.7% 성장하는 데 그쳤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