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천 / 사진=한경DB
홍석천 / 사진=한경DB
커밍아웃을 한 방송인 홍석천이 동성애와 관련해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을 전했다.

홍석천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이슈가 된 동성애와 관련해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그는 "커밍아웃한 지 17년이 지났다"며 "대한민국에서 동성애자로 산다는 게 그 당사자와 가족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받고 사는지 그렇지 않은 분들은 아마 상상조차 못할 것"고 말했다.

이어 "어느 후보가 새로운 대통령이 되더라도 과거보단 미래의 국민 행복을 생각해주리라 믿고 5월 9일 그날이 기다려진다. 모든 약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길 바라며"라고 덧붙였다.

[홍석천 페이스북 글 전문]

내가 커밍아웃한 지 17년이 지났다.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 동성애자로 산다는 게 그 당사자와 가족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받고 사는지 그렇지 않은 분들은 아마 상상조차 못할 거다. 온통 이성애자 집안에서 모태신앙을 갖고 종교 생활로 유년기를 보낸 내 스스로도 내가 왜 이런 삶을 살아야 하고 왜 커밍아웃을 해야 하는지 진한 고민을 갖고 평생을 살고 있으니 과연 난 행복하고 사랑 받을 존재인지에 대해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17년전과 지금 내 나라 대한민국은 어떤 변화가 생겨나고 있을까? 깜깜한 암흑 같은 17년 전에 비해 대선 후보자 토론 방송에서까지 동성애 문제가 이슈화 될 정도니 큰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많은 변화가 있음은 나 같은 소수자에겐 앞으로 적어도 학교 친구들에게 왕따 당해 자살 결심을하는 어린 친구들이나 가족과 사회에 버림 받아 폭력에 시달리고 행복하게 살 기본권마저 인정 받지 못한 과거의 시대보단 조금 더 나은 미래를 꿈꾸게 되는 첫걸음이라 생각된다.

지금 당장 어찌 큰 변화를 기대할 수 있으랴. 내 생애가 끝나고 그 다음 세대에서라도 이 문제로 차별 받고 아파하지 않을 수만 있다면 이렇게 천천히라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기분 좋은 변화라면 변화인 것이리라.

어느 후보가 새로운 대통령이 되더라도 과거보단 미래의 국민 행복을 생각해주리라 믿고 5월 9일 그날이 기다려진다. 대한민국 모든 약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길 바라며.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